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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담대 금리 인하, 차주 이자비용 얼마나 줄어들까

이명철 기자I 2024.09.25 16:15:09

기존 주담대 금리, 신규 수준으로…50bp 낮아질 듯
100만위안 대출 받은차주, 총 11만위안 절감 가능해
연간 총 28조원대 이자비용 절감, 소비로 유도 기대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이 정책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 본격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에 나선다. 이중 시장에서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다.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소비 부진이 계속되는 만큼 이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 수요를 진작하려는 의도다.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기존 주담대 금리를 신규 주담대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해 신규 주담대 금리를 인하한 바 있는데 기존 주담대 상품에도 비슷한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현재 기존 주담대 평균 금리는 약 4%로 신규 주담대 평균 금리(3.45%)와 55bp(1bp=0.01%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 약 0.5%포인트의 금리 인하 여지가 있는 셈이다.

판 총재는 기존 주담대 금리를 평균 0.5%포인트 내리면 5000만가구, 1억5000만명에게 연간 총 1500억위안(약 28조4000억원) 가량의 이자 비용 절감 효과가 생길 것으로 추산했다. 인당으로 따지면 연간 1839만원 가량의 이자 비용을 줄이게 된다.

주담대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 비용 절감 효과를 더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어떨까. 25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100만위안(약 1억9000만원)을 30년간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으로 주담대를 받은 차주의 예를 들었다.

해당 차주가 50bp 금리 인하 혜택을 받게 되면 월 상환액은 약 312위안(약 5만9000원), 3년간 총 이자 비용은 11만위안(약 2087만원) 가량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저금리 정책 기조에서 주담대 금리는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인민은행이 발표했던 중국 지역 금융 운영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9월 첫 주담대 이자를 낮춘 후 지금까지 0.73%포인트의 이자율이 낮아지면서 대출자들의 연간 이자 비용은 1700억위안(약 32조2400억원) 감소했다.

상하이 이하우스 부동산연구소의 옌위에진 부소장은 “2020년 이후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는 약 145bp 하락했는데 이에 따르면 대출 원금 100만위안의 30년 원리금 균등 월 상환액은 약 870위안(약 16만5000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지난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있다. (사진=AFP)


인민은행은 24일 판 총재의 대책 발표 이후 이날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30bp 인하하면서 본격 조치에 들어갔다. 기존 주담대 금리 인하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재경은 아직 일부 은행은 기존 주담대 금리 조정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국유은행 지점의 한 주담대 담당자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관련 계획이 나올텐데 통지를 받은 후 일률적으로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이 대출금리를 내리게 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이익 하락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올해 2분기 상업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전년동기대비 20bp 하락한 1.54%로 역사상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대출금리가 내려가면 예대마진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타이증권 은행산업 수석 애널리스트인 다이즈펑은 “이자마진 축소는 시중은행 매출과 이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담대 금리가 50bp 낮아지면 국유은행 상장은행, 도시 상업은행, 지방 상업은행 순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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