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O 분야서 세 번째 M&A…유전자 치료제 CMO 진출
SK(034730)는 31일 경영권을 포함한 이포스케시 지분 70% 인수를 마무리하는 온라인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엔 장동현 SK 대표(사장)와 이포스케시 주주인 제네톤(Genethon)의 프레데릭 레바(Frederic Revah)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독점 인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지 4개월 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수 가격은 수천억원대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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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수와 관련해 이포스케시 노조를 포함한 구성원이 SK의 행복 경영 철학과 바이오 CMO 사업 육성 의지에 공감해 이번 매각을 찬성했고, 프랑스 정부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 긴밀하게 협의해 투자 승인까지 이뤄질 수 있었다고 SK는 설명했다.
장동현 SK 사장은 “뛰어난 역량과 잠재력을 지닌 이포스케시 투자를 통해 유망 성장 영역인 유전자 치료제 CMO 사업에 진출하게 돼 기쁘다”며 “이포스케시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데릭 레바 사장은 “SK의 합류로 이포스케시의 주요 과제인 유전자 치료제의 상업화는 물론 기술 혁신 노력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가 개발하는 희귀 질환 치료제가 더 많은 환자에게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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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해진 바이오·제약 밸류체인
SK는 이번 인수로 합성 의약품뿐 아니라 바이오 의약품 CMO 영역을 포함하는 글로벌 CMO 사업 체계를 갖춘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시장에도 혁신 신약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팜에서의 신약 개발부터 합성·바이오 원료 의약품 생산까지 바이오·제약 밸류체인을 구축한 셈이다.
SK는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높은 성장세가 점쳐지는 바이오 CMO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술 장벽이 높은 혁신 신약 개발·위탁생산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시장 진입이 어려운 고부가 가치 바이오 CMO 사업으로 확장함으로써 경쟁사와 차별화한다.
특히 이포스케시가 기술력을 보유한 유전자·세포 치료제 분야는 소수의 글로벌 CMO 선두기업 외엔 진출이 쉽지 않은 분야로 꼽힌다. 선진국에서 임상 개발하는 연간 1800여개 바이오 의약품 가운데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세계 제약사가 활발하게 투자하는 분야기도 하다. 딜로이트 보고서 등에 따르면 유전자·세포 치료제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5%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관련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제품 출시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SK팜테코는 이번 이포스케시 인수로 유전자·세포 치료제 사업을 적극 육성해 세계 상위권 CMO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이포스케시의 치료제가 성공적으로 상업화할 수 있도록 SK팜테코의 마케팅 네트워크와 대량 생산·품질 관리 역량을 공유하는 등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SK바이오텍과 SK바이오텍 아일랜드, 앰팩 등 통합법인으로 설립된 SK팜테코는 외형과 수익성, 생산역량, 기술 측면에서 세계 합성 신약 원료의약품을 성공적으로 수주할 수 있는 세계 5위권 CMO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2023년 상장이 목표다.
이동훈 SK 바이오 투자센터장은 “2025년까지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 거점별로 합성·바이오 의약품 CMO 사업의 밸류체인을 완성할 것”이라며 “SK팜테코를 전세계 제약시장에 합성과 바이오 혁신 신약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선도 CMO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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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 기술력 갖춘 이포스케시
2016년 설립된 이포스케시는 유전자·세포 치료제 연구개발 핵심인 유전자 전달체(벡터) 생산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는 등 유망 바이오 CMO다. SK 투자로 설비 확장에 힘을 받은 이포스케시는 생산 역량을 두 배로 키워 유럽 최대 유전자·세포 치료제 생산기업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유전질환 비영리 연구기관인 제네톤이 주요 주주이자 핵심 고객사로 이포스케시엔 또 다른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제네톤은 1990년대 인간 유전자 지도 연구의 핵심 역할을 맡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유전자 연구 역량을 보유했다. 근위축증, 선천성 면역 결핍 등 희귀 질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한다. 이포스케시 연구개발(R&D) 인력엔 제네톤 출신도 포진돼있다. SK의 이포스케시 인수 이후에도 제네톤은 이포스케시 주주로서 SK와 장기 비전을 공유하며 유전자 치료제 연구개발과 생산에 매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