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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성과급 불가' 정부 지침에도 강행…조선업계 공동파업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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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기자I 2026.09.14 14: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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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한화오션 등 K조선 릴레이 파업 이어가
"성과급, 의무교섭대상 제외"에도 요구 갈수록 거세
추석 이후 조선사 8개 노조, 총력 투쟁 예고에 긴장
생산 차질시 건조비용 증가·추가 수주에도 불리해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조선업계 파업이 갈수록 확산하면서 8개 노조가 모두 참여하는 공동 파업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지침을 내렸지만 호황기에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K조선사들이 손을 잡고 파업 전선을 확대할 경우 당장 생산 차질은 물론 수주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 맏형격인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1일에 첫 파업을 진행한데 이어 이날과 15일에 4시간 부분 파업, 16일부터 18일까지 7시간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요구하는 핵심안은 ‘영업이익 최소 30% 성과급 공유’다. 앞서 지난 10일 열린 20차 본교섭에서 사측이 기본급 11만원 인상, 격려금 200%+1000만원, 상품권 50만원 지급 등 다소 진전된 3차 제시안을 내놨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11일 올해 임단협 난항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11일 올해 임단협 난항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사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지난해 영업이익(2조375억원)을 단순 계산하면 30%에 따른 성과 배분 재원은 6100억원을 웃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이미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조945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같은 실적 흐름을 기준으로 하면 연간 기준 성과 요구액은 1조원대로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정부도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는 의무 교섭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침을 내렸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시행 지침에 기업이익과 연동하는 방식의 경영성과급 요구가 국가·주주 등 제3자의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기업의 경영상 판단·집행을 과도하게 제약한다며 의무적 교섭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명시했다. 김영훈 고용부 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세금도 내기 전에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방식은 외국 투자자들에게 오해를 살 수 있고, 투자 위축이나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제한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다른 조선사들도 임금과 성과 보상 확대를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화오션 노조는 지난달 31일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부분 파업과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로 12일째 파업을 지속하며 갈수록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 측이 주장하는 기본급 인상과 상여금 확대 등 임금 인상 요구에 비해 사측 제시안과 차이가 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아직 파업에 돌입하지 않았지만 임금교섭이 장기화하며 갈수록 노사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5월 상견례 이후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은 아직 임금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10일 17차 교섭을 보이콧하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상경투쟁을 벌였다. 노동자협의회는 이미 파업권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쟁위 수위를 더욱 높여갈 것을 예고했다.

국내 조선사 8개 노조가 속한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추석 이후 공동 행동도 예고했다. 추석 이전인 이달 18일까지 조합원이 수용할만한 제시안이 나오지 않고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으면 대표자 회의를 열어 연휴 이후 공동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만약 파업이 장기화하면 이미 3~4년치 일감이 쌓인 각 조선소 사업장에서 공정 지연으로 도크·생산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박 건조는 블록 제작과 운반, 탑재 등 여러 공정이 촘촘하게 맞물려 있어 일부 공정이 중단될 경우 후속 공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산 차질로 납기 일정이 밀릴 경우 건조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으로 수주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추가 수주에도 불리할 수 있다”며 “현재 일감이 쌓여있는 만큼 노사 갈등을 잘 관리하고 생산 현장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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