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국, 美주권 위협시 행동…美상대 베팅 안돼" (종합)

방성훈 기자I 2023.02.08 15:51:44

의회 국정연설서 '정찰 풍선' 갈등 빚은 中 비판
美 공공 인프라서 '메이드 인 차이나' 퇴출 표명
제조업·일자리 등 경제성과 강조…내년 대선 의식한듯
"美, 다시 세계 제조업 이끌것"…공화당엔 협력 촉구

[이데일리 방성훈 김상윤 기자] “세계의 이익을 증진하는 분야에선 중국과 협력하겠지만, 중국이 우리의 주권을 위협한다면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게 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실시한 연두교서(국정연설)에서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있는 중국과 관련해 “나는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과 ‘우린 갈등이 아니라 경쟁을 추구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인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경제적 제재뿐 아니라 군사적 행동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미 안보를 위협하는 ‘정찰 풍선’ 사태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경고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그는 중국을 겨냥해 “미국을 상대로 베팅하는 것은 결코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연두교서(국정연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AFP)


◇“中과는 경쟁관계…승리하려면 단결해야”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취임하기 전 중화인민공화국(PRC)은 계속해서 세력을 키우고 있었고 미국이 어떻게 몰락하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민주주의는 지난 1년간 강해졌고, 독재 정부는 약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 혹은 세계 어느 누구와도 경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다. (또한) 세계 전역에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은 기후와 세계 보건, 식량 불안, 테러, 영토 침략에 이르기까지 (독재 국가들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를 다시 결집시키고 있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공공 인프라 등 미 정부가 관여하는 시설 등엔 ‘메이드 인 차이나’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연방 인프라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모든 건설 자재를 미국에서 만들도록 요구하는 새로운 기준을 발표할 것이다. 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도로, 미국 다리, 미국 고속도로는 (모두) 미국 제품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남은 재임 기간 동안의 국정 운영 방향도 밝혔다. 내년 미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듯 대선 슬로건인 ‘바이 아메리칸’을 앞세워 재임 기간 동안의 경제 성과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했다. 내년 미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조처로 풀이된다.

◇제조업·일자리 등 경제성과 강조…내년 대선 의식한듯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나의 비전은 국가의 영혼을 회복하고 중산층을 재건하는 것, 국가를 통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다시는 세계 제조업을 이끌 수 없다는 말이 어디에 쓰여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미 제조업 부활과 공급망 재건을 강조했다. 블루칼라 유권자를 겨냥, 고(高)물가로 추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년전까지만 해도 우리 경제는 휘청거렸지만, 그동안 1200만개에 달하는 기록적인 일자리를 창출해냈다. 지난 2년 동안 역대 대통령이 4년 동안 만든 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면서 “지난 2년 간 우리가 한 선택으로 일자리가 되돌아오고 있으며 자긍심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지난 40년 동안 경제 격변 속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뒤처지거나 보이지 않는 존재처럼 취급됐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다시 한 번) 아무도 소외되지 않는 경제를 건설하고 있다”며 자신의 경제 정책은 “잊힌 사람들과 장소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미국을 재건하고 여러분의 삶에 진짜 변화를 만들기 위한 블루칼라 청사진”이라고 했다.

지난해 미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 지원법’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과거 전 세계 반도체 칩의 40%를 생산했지만, 수십년간 우위를 잃어 (지금은) 생산량이 10%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칩이 없어 자동차를 만들지 못했다. 다신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반도체 지원법 덕분에 미 전역에 수십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더해질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공급망이 미국에서 시작되도록 확실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창이던 때 취임했던 만큼, 팬데믹에서 빠르게 벗어났다는 사실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이외에도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에 “싸움을 위한 싸움, 권력을 위한 권력, 분쟁을 위한 분쟁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지난 의회에서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었다면 새 의회에서도 함께 일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협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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