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자신이 연구해 온 연구물이 직접 시장에서 쓰이고, 개인은 부자로, 학교는 발전기금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창업을 우대하는 분위기를 기회로 삼아 연구, 학생 지도가 아닌 창업에 눈을 돌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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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분위기다. 교수 창업을 외도로 보는 시각이 많이 사라졌다. 대학별로 연수는 다르지만 겸직 제도를 최대 5년간 부여하고, 창업까지의 기간도 줄여주는 한편 복잡한 규정은 상대적으로 많이 해소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현재까지 교원 창업 기업은 △KAIST(42개) △GIST(10개) △DGIST(13개) △UNIST(58개)에 이른다.
교원 창업기업의 분야, 목적, 사업영역은 다양하지만, 기업 몸집을 키우면서 새해에는 대박을 노리고 있다. 예비창업팀 대부분이 교수인 곳도 있다. 올해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10개 예비창업팀 중 교원이 대표인 창업팀은 6곳에 이른다.
내년에 코스닥에 상장하면 몸값만 1조원으로 예상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미국 시장부터 공략하며 ‘본 글로벌(Born Global)’로 현지시장에 도전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UNIST의 에스엠랩, 리센스메디컬이 대표적인 사례다. 조재필 교수가 이끄는 에스엠랩은 누적 투자금액만 1000억원을 넘고, 상장 시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건호 교수가 설립한 리센스메디컬은 내년에 미국에서 제품을 출시한 뒤 내후년께 코스닥 상장을 준비할 계획이다. 임상시험을 반복해야 하는 특성상 자주 자리를 비워야 해서 5년의 겸직 기간이 끝난뒤 휴직까지 하며 기업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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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교수 창업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자회사를 준비하는 곳도 있다. KAIST는 KAIST 홀딩스를 내년 1월에 출범시킬 계획이다. 그동안 내부 직원들이 기술사업화를 지원해왔다면 독립적 회사를 운영해 학교가 보유한 기술로 수익을 만들고, 인센티브도 줘서 성과를 낼 계획이다. KAIST는 최근 주요 보직자 회의에서 뉴욕 캠퍼스 설립 추진에 맞춰 나스닥에 진출하는 교수 창업 기업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기업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서도 기술력을 기반으로 공익적 활동을 하면서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도 있다. 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석좌교수가 창업한 김일두연구소는 나노섬유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한 나노필터 마스크를 출시하고, 가스나 화학약품의 누출을 막는 누출 방지 시스템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일두 교수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같은 성공적인 창업 사례들에 교수들이 큰 자극을 받고 창업에 뛰어들고 있고, 기업, 학교, 자신에게 도움이 될 기회를 찾고 있다”면서 “교수들이 ‘나스닥 상장’까지 도전하자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인 만큼 여러 난관도 극복하고 있다. 조재필 UNIST 교수는 “지방이고 신생기업이다 보니 잠재력이 있어도 학생들이 대기업이나 안정적인 기업으로 떠나는 사례도 많다”며 “우수한 인력 모집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공장증설부터 코스닥 상장까지 순서대로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