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규 순천시장은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보기 드문 무소속 정치인이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2006년에도 민주당 후보로 순천시장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그 후 두 번의 순천시장 당선은 무소속으로 일궈냈다. 그는 정치 개혁부터 사회 발전까지 모두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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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순천시장 임기를 지내고 있는 그는 20년 넘게 정치 현장을 지켰다. 이 시간을 거치며 양당 중심의 정치, 수도권 중심의 발전이 문제임을 느꼈다. 양당정치 배격과 수도권 일극 체제 타파를 외치게 된 배경이다.
중앙에선 양당이 적대적 공생을 이어가고 지역에선 특정 정당이 득세하며 상대 진영에 대한 대안 없는 비판을 이어가는 모습이 시민들의 정치 혐오를 심화시킨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노 시장은 대안으로 현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다양한 신인들이 정치권에 진출하기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기존의 틀을 시대에 맞게 바꿔가면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야 하는데 지금 그것이 안 되고 있다”며 “실력 있는 미래 정치 지도자로 커 갈 사람이 아닌, 서로 가깝고 사적인 정이 있는 사람 눈에 들어 기회를 갖는 식”이라고 문제 제기했다.
지역 정치에서도 다양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시장은 “민주당이 호남을 ‘텃밭’으로 생각하다 보니 지역 발전이 더디다”며 “호남 정치는 치열한 갈등을 조정하고 서로 융합해 본 경험이 없다. 위에서 찍어주면 낙하산으로 내려오듯 하다 보니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안에서 정체돼 부글부글 끓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결국 판을 새롭게 짜야 한다. 총선 전에 이 판에 균열 낼 수 있는 세력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2008년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하며 ‘생태’를 강조해 온 그는 정치 개혁 방향도 자연에서 찾았다. 노 시장은 “진영에 속해버리면 개인의 가치는 없어져 버린다. (여의도) 밖에서는 국회의원인데 그 안에서는 부하 아닌가”라며 “정원에는 꽃, 나무, 돌, 물이 각자의 개성을 유지하며 모여 있는데 그것이 편안함을 준다. 정치도 이렇게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시장의 시각에선 다양성이 사라진 수도권 일극 체제도 부작용이 명확하다. 그는 “모든 자원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양극화는 점점 심화하고 지역은 소멸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전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나눠야 한다”고 했다.
그가 제안한 방식은 ‘남해안 벨트’다. 목포와 부산을 잇는 지역을 ‘남해안 벨트’로 설정하고 공항·항구·산업단지를 조성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정치 행보로 전남도지사가 예상되는 그는 순천을 중심으로 한 남해안 벨트 조성에도 박차를 가할 것임을 밝혔다. 노 시장은 “영호남의 갈등을 줄일 산업벨트이자 국가균형발전에도 부합하는 새로운 지역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