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하던 미·중, 고위급 소통 재개…정상회담 임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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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철 기자I 2025.09.11 10:36:27

왕이 외교부장, 루비오 국무장관 통화 “현안 논의”
中 국방부장-美 국방장관 화상 통화, 대만 등 언급
10월말 APEC서 정상 만남 관측, 의제 결정 필요해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최근 잇단 국제 행사에서 미국을 겨냥해 비판했던 중국이 미국측 고위급 소통에 나섰다. 미·중은 관세 협상과 대만·남중국해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한 만큼 다시 대화를 모색하며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1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자관)은 전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왕 부장은 “중·미가 함께 전진하려면 양국 정상의 전략적 지도를 견지하고 중요한 합의를 확고히 이행해야 한다”면서 “최근 미국측의 부정적인 말과 행동은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고 중국 내정에 간섭했으며 중·미 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루비오 장관에 대만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미국이 말과 행동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군국주의와 파시즘을 물리치기 위해 나란히 싸웠고, 새 시대의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고 다양한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며 강대국의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 외교부측은 “양측은 이번 통화가 시의적절하고 필요하며 유익하다고 믿으며 중미 관계가 (양국의) 차이점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실용적인 협력을 모색하며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이 이번 통화에서 양국 간 다양한 현안을 둘러싸고 개방적이고 건설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주요 지역 및 글로벌 현안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 전날에는 둥쥔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화상통화를 했다. 둥 부장은 통화에서 “열린 태도와 소통·교류를 유지하고 평등 존중·평화 공존·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안정적이고 긍정적 군사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만 문제와 관련 “무력을 사용해 독립을 돕거나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어떠한 시도나 간섭도 좌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 대해선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지역 국가들과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며 “개별 국가의 침해와 도발, 역외 국가들의 고의적인 혼란 조장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둥 부장은 “우리는 합법적인 권익을 확고히 수호하는 데 계속 집중할 것”이라며 “중국을 견제하고 위협하고 간섭하는 것은 결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방부는 양측이 공통 관심사인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도 언급은 없었다.

중국은 최근 중국 내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와 브릭스(BRICS) 화상 회의 등 연이은 국제 행사를 통해 반(反)서방 체제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전승절 열병식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양옆에 둔 모습을 연출해 북·중·러 연대를 과시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상 사진 왼쪽부터)이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


행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중국측 외교 안보 분야 고위급이 미국과 소통하면서 다시 대화를 이어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중은 11월 관세 유예 기한이 다가오는 만큼 조만간 다시 협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관세와 함께 중국의 시장 개방, 펜타닐, 수출 제재 등 다뤄야 하는 현안도 쌓였다. 한편으로는 대만과 남중국해 등 예민한 지정학적 문제를 재차 언급하면서 중국의 입장도 강조하는 모습이다.

미·중 고위급 소통 재개로 양국 정상회담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0월말 한국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이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의제를 결정하기 위해 고위급 접촉은 필수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은 최근 몇 주 동안 전제 조건 없이 회담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 접촉을 유지해왔다”면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회담이 열린다면 관세와 비자 제한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위급 관여가 강화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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