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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 작업 피하고, 식염포도당 지급'…폭염 속 산업 현장

박순엽 기자I 2021.07.28 15:40:56

야외 현장, 열분해로 등 작업장 운영 기업들
무더위 속 현장 직원들 휴식 장려하며 건강관리
아이스박스·이온음료에 휴대용 선풍기도 마련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낮 최고기온이 35℃를 넘는 ‘찜통더위’가 지속되며 기업들도 직원들의 근로 여건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야외 작업장을 운영하거나 작업장의 온도가 다른 곳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특수성을 지닌 철강업계나 정유, 화학업계에서는 휴식 시간을 확대하고 특식과 영양제를 제공하는 등 땀 흘려 일하는 현장 직원들의 건강 관리와 혹시 모를 안전사고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제철 직원이 고로 앞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철업계, 따로 장소 마련해 ‘휴식’ 강조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만큼 무더운 올여름, 야외 작업을 하는 작업장을 둔 기업들은 근로자들에게 ‘휴식’을 장려하고 있다. 햇볕이 내리쬐는 야외나 공장은 체감온도가 훨씬 높아 직원들이 온열질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업계는 1500℃를 넘는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고로 앞에서 작업해야 하는 직원들을 위해 따로 휴식 장소를 마련하고 있다. 포스코는 혹서기 기간 중 폭염과 고열작업 보건 수칙을 마련해 운영하면서 직원들이 추가로 휴식할 수 있도록 점심시간을 기존보다 30분 연장해 운영한다.

현대제철도 야외 근무자들이 폭염을 피할 수 있는 휴식장소를 설치하고, 탈수 예방을 위해 식염 포도당과 냉수 등을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무더위에 지친 몸의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식사 시간에 삼계탕이나 수박 등 여름 특식을 배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12일부터 9월 3일까지 혹서기 음료와 식염 포도당을 현장 근로자들에게 나눠주고 있으며,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제빙기·휴대용 선풍기 등도 제공했다. 또 7월 말 계획됐던 인천공장 대보수 일정도 폭염과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한 달 연기했다.

◇작업시간 조정·휴가…정유·조선업계도 무더위 대응

커다란 열분해로 등이 설치돼 작업장 온도가 외부 온도보다 높은 정유·석유화학 공장에서도 혹서기 대책을 세워둔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진 공정안전운전을 제외한 야외 업무를 최소화하고, 현장 직원들에게 휴식시간을 자주 부여하도록 했다.

울산 콤플렉스(CLX)의 경우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 시간당 10분씩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고령자·미숙련근로자·만성질환자의 야외 작업 배치를 자제한다. 또 이틀 연속 최고 기온이 35℃ 이상을 기록하는 폭염경보 시엔 낮 시간대 작업을 피하고 아침이나 야간으로 작업 시간을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에쓰오일(S-OIL)은 이번 주부터 4주간 현장 근무자들을 위한 이온음료를 제공하고, 높은 기온에서 작업할 때는 1시간에 10~15분씩 규칙적으로 쉬도록 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습도가 높으면 체감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부서장들에게 현장 직원들의 휴식시간을 더 늘려 잡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외 작업이 많은 조선업계 역시 직원들의 온열질환 예방에 나서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0일부터 8월 말까지 낮 기온에 관계없이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옥외 작업장의 블록과 탱크 등에 스폿쿨러(대형 에어컨)를 가동해 현장의 더위를 식히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다음 달 중순까지 2주간 집중휴가를 실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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