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노봉법 불확실성 최소화"…노동부 "법 안착 지혜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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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기자I 2025.09.03 10:18:13

경총, 노동부와 3일 '주요 기업 CHO 간담회' 개최
손경식 회장 "노사갈등 예방, 경영 불확실성 줄여야"
김영훈 장관 "무분별한 파업 없을 것…노사정 협력"
기업들 "필요시 매뉴얼 넘어 보완입법도 병행해야"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고용노동부와 경영계가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의 국무회의 의결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마련한 ‘주요 기업 인사·노무 담당 임원(CHO) 간담회’에서 노동부는 노란봉투법에 대한 취지를 설명하고, 경영계는 산업 현장의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대부분 노란봉투법 개정안의 모호한 부분을 구체화해 달라는 요청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마련한 ‘주요 기업 인사·노무 담당 임원(CHO) 간담회’에 참석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손경식 경총 회장(가운데). (사진=경총)
◇노봉법 국무회의 의결 후 정부-경영계 첫 만남


손경식 경총 회장은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요 기업 CHO 간담회’에서 “노조법은 개정됐지만 우리 기업들은 당장 내년도 단체교섭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기업 우려를 잘 살펴 노사갈등을 예방하고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 관계자들과 경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부에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유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 조충현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 박은경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과장, 서명석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장이 자리했다. 경영계에서는 손경식 경총 회장과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을 비롯한 경총 관계자들과 기업 인사·노무 담당 임원들이 참석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김태정 삼성그룹 상무, 이한영 SK그룹 부사장, 정상빈 현대자동차그룹 부사장, 이은정 LG그룹 전무, 신창훈 롯데그룹 상무, 백종욱 CJ그룹 부사장, 심혜영 아모레퍼시픽 부사장, 서정국 풍산그룹 부사장, 조부근 한화그룹 전무, 장혁진 HD현대 전무, 송유진 쿠팡 전무, 송태승 이마트 상무, 서호영 대한항공 상무, 팽수만 LS그룹 상무, 박명석 두산그룹 상무, 김욱동 대우건설 상무, 박은영 에쓰오일 상무, 이연준 코오롱 상무, 이계원 KCC 상무, 이준화 OCI 그룹 상무, 유홍 교보생명보험 상무, 양재만 삼양사 상무, 이우 종근당 상무 등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일자리를 지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우리 산업 현장은 여전히 노사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면서 “특히 노조법 개정으로 원하청 산업 생태계가 위협 받았다거나 산업 전반의 노사 관계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또 해외 투자 유치가 어렵고 단체교섭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산업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들을 잘 살펴 노사 갈등을 예방하고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경영계는 법 시행을 앞두고 사용자성 범위, 교섭 절차, 교섭 의제의 불명확성을 우려하며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침 마련을 요청했다. 현대차·삼성·SK·LG 등 주요 기업들은 “현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단체교섭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또한 “단순한 매뉴얼 제시에 그치지 않고, 필요하다면 보완입법까지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흔들림, 다층적 노조 구조에서의 사용자성 확대, 경영권·인사 문제까지 교섭 의제로 확대되는 가능성, 형사처벌 리스크 등 구체적인 애로사항도 전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3일 개최한 ‘주요 기업 인사·노무 담당 임원(CHO) 간담회’. (사진=경총)
◇구체적인 지침과 매뉴얼 마련해 불확실성 최소화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기업들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도 내년 3월 초순경 노란봉투법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인 만큼 노사정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영훈 장관은 “노조법 개정으로 하루 아침에 우리 사회의 격차를 없앨 것이라고 하는 지나친 기대와 무분별한 파업이 남발할 것이라고 하는 막연한 불안감 모두 경계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냉철하게 이 법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상생 법으로 안착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노사정이 지혜와 경험을 모아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노동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법의 취지가 온전히 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경총, 암참, 유로참 등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약속드린 대로 현장 지원 TF를 구성하여 다양한 현장 의견에 대해 노사와 머리를 맞대고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구체적인 지침, 매뉴얼을 정교하게 마련해 불확실성을 최소화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장관은 경영계가 우려하는 무분별한 파업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은 13%이지만 300인 미만 사업장 노조 조직률은 5% 안팎이고 30인 미만 사업장 조직률은 0.1%”라며 “대다수 하청 사업장에 노조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으로 인한 근로 손실보다 산재로 인한 근로 손실과 생산성 하락이 더 걱정스러운 지점”이라며 “원청 사업장에서 원청 노동자와 함께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산업 안전에 대해 원하청이 머리를 맞대는 것을 반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불발 우려에 대해서도 “중견 하청업체 숙련공을 내국인으로 채우지 못하면 마스가를 더 어렵게 할 것”이라며 “노조법 개정이 숙련공을 다시 불러 모으고 청년에 좋은 일자리가 되는 계기가 되도록 정부가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경총은 노란봉투법뿐만 아니라 상법 개정안과 정년연장 등 정부의 노사 관계 관련 정책들에 대해 정부와 기업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손 회장은 “정부 쪽에서도 시행령이나 여러가지 정부의 조치들을 통해 (기업들의 상황을) 조금은 편안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입장”이라면서 “경총에서 노조법 뿐만 아니라 상법과 정년연장 등 여러 사안들과 관련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와 기업들이 모이는) 이런 회합을 많이 갖고 룰(규칙)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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