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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측에 따르면 양 씨는 사고 전날 월급 300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해당 에어컨설치업체에 첫 출근해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사고 현장에서 일했다.
당시 근로계약서는 작성하지 못한 상태였던 고인은 사고 당일인 지난 13일 오전 7시 45분쯤 회사로 출근해 팀장 등 동료 2명과 함께 작업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고인은 전남 장선군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동료 2명과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다 오후 4시 40분쯤 갑자기 구토와 어지럼증 증상을 보였다. 이후 양 씨는 작업현장으로 복귀했으나 다시 밖으로 나와 구토를 한 뒤 비틀거리다 학교 화단에 쓰러졌다.
고인이 쓰러진 것을 목격한 회사 관계자들은 양 씨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오후 5시10분쯤 회사 인사담당자를 통해 A씨에 연락해 “양 씨가 평소 정신질환이 있었느냐. 위치를 알려줄 테니 애를 데려가라”고 했다고 유족은 전했다. 양 씨가 정신을 계속 차리지 못하자 오후 5시 30분쯤 A씨에 다시 연락하곤 “119에 신고해도 되느냐”고 물었고 A씨가 재촉해서야 119에 신고했다.
하지만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양 씨는 끝내 사망했다. 병원 소견서에는 ‘체온 측정 시 고온으로 측정 불가’라고 적혀있었다.
A씨는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된 아들의 두 발은 불에 익은 것처럼 까맣게 변해있었다”며 “사인을 밝히기 위해 27살 아들의 장례도 며칠째 치르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회사 관계자들이 즉시 신고했다면 아들은 살 수도 있었다”며 “쓰러져 있는 아들의 모습을 사진 찍어 가족에게 보낸 뒤 병원에 데려가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울분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아들의 사망 사고는 명백한 인재로 발생한 것”이라며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진상을 밝혀내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유족과 노동단체는 회사 측의 미흡한 조치로 보고 양 씨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담당 팀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사측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현재 조사 중인 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필요한 조치를 다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