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은 이번 사고에 대해 본사가 지반 붕괴 가능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며 삼표산업의 경영책임자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수사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
앞서 지난 1월 29일 삼표산업의 채석장에서 일하던 천공기 운전원 2명과 굴착기 운전원 1명 등 3명이 30만㎥ 가량의 붕괴한 토사에 매몰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설 연휴 첫날이자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3일 만에 발생한 첫 번째 중대산업재해 사건이다.
그간 중부고용노동청은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밝히기 위해 2차례에 걸쳐 현장 및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확보한 휴대전화 등 디지털 증거 등을 포함한 압수물을 분석하고, 피의자인 현장소장과 주요 참고인 21명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및 전문가 등과 함께 붕괴지역 시추조사 등을 통해 지층의 구성 및 물성을 파악하고 붕괴한 경사면의 적정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붕괴한 채석 현장은 약 20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슬러지를 야적한 성토(盛土) 지반으로 지반이 불안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슬러지는 모래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로 석분슬러지, 석분토, 진흙 등의 용어로 혼재되어 불린다.
고용부는 “생산량 증가를 목적으로 무리하게 발파·굴착 등 채석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한 것이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쯤부터 붕괴구간 최상부에 석분 및 토사가 지속적으로 적재돼 상부의 하중이 증가했고, 채석을 위해 굴착된 경사면의 기울기를 매우 가파르게 형성시킨 것이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채석에 따라 지하수가 일부 토사와 함께 유출되면서 경사면의 전단강도가 저하되기도 했다.
한편 현장뿐만 아니라 본사에서도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일부 토사가 붕괴하거나 균열이 발생하는 등 지반 붕괴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채석량을 늘리기 위해 굴착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사고는 종사자 3명이 사망하는 등 사안이 중대하고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경찰과 합동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게 이르렀다고 중부고용노동청은 전했다.
앞으로 중부고용노동청은 양주시 채석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A씨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하고,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명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은 “일하는 사람의 생명보호는 기업이 추구하는 다른 어떤 목적 보다 우선되어야 함에도, 안전을 도외시한 채로 이익만을 추구하다 종사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더 이상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책임자는 촘촘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등 종사자의 안전 및 보건을 확보하는 것을 기업경영의 최우선 가치에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