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유선암에 걸린 개의 유전자변이 지도를 개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논문을 게재하며 반려견 치료의 새지평을 연 김상우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서정향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이같이 설명했다.
1인가구, 고령층 증가 등에 따라 반려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반려견이 겪는 대표 질환 중 하나인 암에 대해서는 그동안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치료법 개발이 부족했던 실정이다. 김상우 교수와 서정향 교수에 의하면 이번 유전자변이 지도 개발은 반려견의 정확한 암진단을 비롯해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
이들을 통해 그동안 이뤄졌던 반려견 암치료부터 치료제 개발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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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은 어떠한 종류의 암에 걸리나
△반려견은 사람이 걸리는 대부분 암에 다 걸릴 수 있다. 피부암만해도 종류가 30종류를 넘는다. 간암, 유선암을 비롯해 사람이 걸리는 암은 다 걸릴 수 있다. 암컷은 유선암에 많이 걸린다. 암수 구분 없이는 간암이 많다. 구강 멜라노마를 비롯해 폐암, 림프종, 비만세포종에 많이 걸린다.
-반려견에 암이 발생하는 이유는
△사람과 동일하게 여러 환경적 요인이 작용한다. 자외선, 독성물질 등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환경적요인이 가장 많지만 유전적 요인도 상당부분 있다.
-언제 암에 걸리나
△유아가 소아암에 걸리듯이 반려견도 10세 전에 걸릴 수는 있다. 반려견이 10살이면 사람으로 보면 60~70살이기 때문에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현재 어떻게 치료가 이뤄지고 있나
△사람에게 쓰는 항암제를 투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수술이 많다. 반려견 시대에 접어들면서 적극 치료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람은 항암제 투여시 머리가 빠지고, 구토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을 겪는다. 반려견에게는 사람의 항암제에서 용량만 줄여 투여한다. 털도 많이 빠지지 않고, 구토도 심하지 않다. 다만 사람 대비 효과가 부족하다. 림프종처럼 사람 약을 그대로 써도 효과가 좋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효과가 부족하다.
-반려견 전용 치료 약물이 있나
△동물용으로 표적 치료제가 개발된 것이 불과 몇년전이다. 구강 멜라노마 항암백신과 비만세포종 표적치료제가 있다. 그 외 대부분 암은 사람에게 쓰이는 일반 항암치료제를 용량을 줄여 투여한다.
-치료를 선택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경제측면과 관련돼 있다. 치료 1주기를 끝내는데 500만원에서 1000만원이 소모된다. 경제력이 높은 분들은 수천만원의 비용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반려견은 사람과 달리 의료보험 혜택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1~2번 치료하고, 안락사를 시도하는 분들도 많다.
-치료하면 생존율은 어떻게 되나
△사람이 항암치료를 받고, 5년까지 발병하지 않으면 완치라고 본다. 반려견에게는 인간의 5년이 1년이다. 반려견이 1년 이상 사는 경우가 특정 암에 따라 50%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이미 전이가 많이 된 상황이면 항암 치료해도 5~6개월 정도 가능하다.
-운동, 식단 조절 등 다른 치료 방법도 있나
△사람의 식이요법처럼 동물도 처방 사료를 통해 치료를 도울 수 있다.
-반려견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반려견은 사람보다 수명이 짧다. 가족처럼 지내다가 개를 보내고 힘들어 할 수 밖에 없다. 의학자로서 반려견의 수명을 늘릴 방안은 없을지 과학적 호기심을 갖고 연구를 지속하겠다.
△사람이나 동물은 나이가 들면서 암을 피해갈 수 없다. 암에 대한 유전자분석을 비롯해 기초 연구가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진단이나 표적 항암제 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기존 약물로도 생명 연장이 가능하니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