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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하·채이배 의원 “국민연금, 대한항공에 주주권 행사해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10시 국회의원 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는 국민연금의 새로운 시험대”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대한항공은 사주 일가의 갑질, 밀수 등 불법행위로 국민들로부터 공분을 산 바 있으며, 이는 주가에 영향을 미쳐 연기금에 손실을 입히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상법에 따라 이사 해임 청구도 가능하며 주주대표 소송도 할 수 있다”라며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강조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도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를 주문했다. 채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됐지만 국민연금은 아직도 주주권 행사에 소극적”이라며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부담스럽다면 지배구조개선 펀드의 지원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의결권 뿐 아니라 주주제안 등 적극 검토 주문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이날 기금위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책임전문위)를 통해 주주권 행사 방안을 검토한다고 결정했다. 수탁자책임전문위가 구체적인 주주권 행사 방안을 결정하면 이를 기금위가 의결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지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을 맡고 있는 김남근 변호사는 “조양호 한진칼·대한항공 이사의 30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건과 땅콩회항, 물컵갑질 총수 일가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대한항공가 주가가 하락해 연기금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올 3월에 있을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조양호 이사는 물론 이를 견제하지 못한 이사들의 재선임에도 반대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의결권 행사에서 나아가 주주제안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의견도 나온다. 경제개혁연대 노종화 변호사는 “임기 만료를 둔 이사의 재선임 반대 외에도 임기가 남은 조양호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대해 선제적으로 해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업지배구조펀드나 기타 기관투자가들과 연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연기금 사례 돌아볼 필요 있어… ‘연금 사회주의’ 프레임 부적절
김 변호사는 해외 연기금의 경우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은 2004년 3월 월트디즈니의 주주총회에서 실적 부진에 책임이 있는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을 퇴진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아베 정권 역시 일본 기업이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기업 주식가치가 저평가 되고 있다고 판단, 일본 공적연금(GPIF)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연기금과 비교해 국민연금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지. 매수매도 시점 타이밍을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집중하는 반면 해외 연기금의 경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해 의결권 행사한다”면서 “국내 기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국민연금 역시 ESG를 고려해 주주권을 행사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ESG를 고려한 주주권 행사를 ‘연금 사회주의’로 규정 짓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ESG를 고려한 투자는 공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분 아니라 장기적으로 볼 때 피투자기업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필요하다”며 “‘연금 사회주의’란 말로 경제 논리를 이념화 시켜 비판하는 행위는 어불성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