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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정다슬 이도형 기자] “제가 잘못 가르쳐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최근 영업사원의 막말파문에 휩싸인 아모레퍼시픽의 손영철 사장이 15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고개를 숙였다. 아모레퍼시픽 외에 삼성도 국감 이틀째인 이날 집중적으로 도마에 오르는 등 ‘기업국감’이 현실화됐다.
국감 이틀째 ‘기업국감’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한 정무위 국감에서는 아모레퍼시픽(090430) 사태가 화두였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했다는 논란은 지난 5월 남양유업 사태로 불거진 ‘갑을관계’ 문제를 다시 쟁점화시켰다. 아모레퍼시픽 사태를 폭로한 이학영 민주당 의원이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손 사장을 강하게 다그쳤다.
이학영 의원(이하 이)=이번 막말파문이 영업사원 개인의 성격이 나빠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사측의 무리한 영업방식이 근본적으로 깔려있다고 생각합니까.
손영철 사장(이하 손)=제가 잘못 가르쳐서 그렇습니다.
이=상품을 공급하는 회장이나 사장이 대리점 판매원을 쪼개라면 버틸 수있는 대리점주가 있겠습니까.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바랍니다.
손=당사자인 (피해대리점주) 사장님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파문에 휩싸인 사원이 현재도 아모레퍼시픽 직원이라면 일정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까.
손=직원이라면 당연히 불러서 충분히 교육을 시키겠습니다.
이 의원은 노대래 공정위원장에게도 아모레퍼시픽 사태를 캐물었다.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후퇴 우려에 대해 알고 있느냐.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행위가 밝혀지고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노 위원장은 “조사하고 있다”면서 “매듭지을 단계에 왔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삼성의 고위경영진도 여럿 출석했다. 정무위에서는 조달청 입찰담합 의혹(백남육 삼성전자 부사장 출석)과 위장도급 및 불법파견 의혹(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사장 출석)이 도마에 올랐으며, 환경노동위에서는 삼성전자의 잇단 화학사고(전동수 삼성전자 사장 출석)가 집중 거론됐다.
특히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가 가격담합을 통해 시중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조달청 나라장터에 제품을 등록해 30%가량 폭리를 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삼성전자가 조달청을 상대로 부당하게 취득한 이득이 연간 1조원에 가까울 것이란 예측도 있다”면서 “공정위는 즉각 담합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백남육 부사장은 “과거 담합사실이 있어 공정위로부터 엄중한 조치를 받았으며, 징계 이후에는 불법영업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는 삼성전자가 친족분리된 기업(영보엔지니어링·애니모드)에 최근까지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송호창 무소속 의원)도 제기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환노위 국감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증인채택을 요구하기도 했다. 전날 삼성의 ‘노조파괴 내부문건’을 공개한 심 의원은 “이 회장이 오는 30일 고용노동부 국감에서 증인으로 나와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경제민주화 속도 공방전
정무위 국감에서는 경제민주화 속도도 화두였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였던 경제민주화를 두고 여당은 “부작용이 크다”고 주장한데 대해 야당은 “속도가 더디다”고 맞받은 것이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정무위 여당 간사)=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하도급법과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일감몰아주기 방지법 등 경제민주화 핵심법안들을 여야가 합심해서 통과시켰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정무위 야당 간사)=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종료선언 한마디에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집중을 막기 위한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시행령에서 적용대상이 축소되는 등 대폭 완화됐다.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여야간 공방은 정기국회 전부터 이미 예고됐다. 새누리당은 정기국회 중점법안에서 경제민주화 항목을 빼고 경제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이에 민주당은 이미 통과된 경제민주화 법안들도 재계의 반발에 ‘누더기’가 됐다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경제민주화 법안들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국세청이 발표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대상 중 98.5%가 중소·중견기업이고, 대기업은 1.5%에 불과하다”면서 “결과적으로 중소·중견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종훈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오히려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당은 정부의 경제민주화 후퇴를 강하게 지적했다. 김기식 의원은 최근 공정위가 효성(004800)과 LG(003550)의 위장계열사 신고누락에 대해 경고조치한 것을 두고 ‘재벌 봐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애초 사건조사부서인 경쟁정책국은 고발의견을 제시했으나 제1소위원회의에서 징계수위를 낮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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