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지역지(紙)에 실린 한 꼭지짜리 단신 기사가 전부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언가 가슴속에 계속 남아, 사고 현장을 답사하며 희곡을 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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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민 연출은 최근 기자와 만나 “평택당진항에는 진입할 수가 없어서 근처 5층 건물에서 사고 현장을 답사하며 희곡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 현장에서 노동권과 인권은 당연한 권리인데도 지켜지지 못하는 벽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작품을 만들었다”면서 “이선호씨를 죽음으로 몬 컨테이너 ‘끝벽’을 넘어서 우리가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얘기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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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월’은 우리말로 ‘끝 벽’을 일컫는다. 보통의 일반 컨테이너가 직사각형 박스인 반면, 여기에 담을 수 없는 대형 화물을 싣기 위해 고안한 것이 개방형 컨테이너인데 막힌 왼쪽과 오른쪽 양 끝을 끝 벽이라고 부른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미술팀장과 ‘알포인트’의 미술감독으로도 활동했던 하 연출은 무대를 실제 항만 현장처럼 재현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에 나섰던 고인이 낯선 일터에서 일상적으로 마주했던 두려움을 관객이 실감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다. 특히 공연 초반 컨테이너 한쪽 벽이 ‘쿵’ 큰 소리를 내며 넘어지는 장면은 항만 노동 환경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실감케 한다.
작품은 단지 산업 재해 사건을 고발하는데 머무르지 않는다. 무대 위 배우들은 지게차와 같은 항구의 풍경을 쉴새 없이 몸짓으로 표현하며 땀을 흘린다.
하 연출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땀이 나는 시(詩)’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노동은 특별한 게 아니라 오늘도 각자의 현장에서 우리 모두가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땀이 난다는 것, 삶을 살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시가 될 수 있는지를 함께 경험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과거에 벌어진 일들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놓인 끝 벽이 무엇이고 그 끝 벽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며 “결국 미래 세대인 남은 친구들이 어떻게 이에 대한 해답을 정리하고, 살아갈 것인지에 방점을 뒀다”고 했다.
배우 마광현, 홍철희, 손성호, 장재호, 김영선, 심민섭, 황규환, 이창현, 이경우, 엄태호, 윤희지 등이 연기한다.
한편 고용노동부의 2024년 우리나라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일하다가 죽은 산재 사망자 수는 827명이다. 하루에 1.6명꼴로, 자신이 왜 죽는건지 여전히 모른 채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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