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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법인 설립해 강남아파트 편법증여한 병원장…세무조사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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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철 기자I 2020.04.23 14:23:20

국세청, 고가아파트 사들이는 부동산법인 전수검증 착수
부동산법인 악용 탈세 혐의자 27명 세무조사 실시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이 23일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고가아파트 사들이는 부동산 법인 전수 검증에 착수해 탈루혐의시 즉시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지방의 병원장 A씨는 20대 초반 자녀 명의의 광고대행·부동산법인을 설립한 후, 매달 자신의 병원에 대한 광고 대행료 명목으로 자녀 부동산 법인에 수십억원의 허위광고료를 지급했다. 자녀는 아버지가 사실상 편법적으로 증여한 자금을 이용해 부동산 법인 명의로 20억원대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를 취득해 거주하고 있다.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B씨는 지난 2017년 8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발표되자 양도세 중과 등 다주택자 부동산 규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가족 명의의 부동산 법인을 다수 설립하고, 보유 중이던 고가 아파트를 현물출자 형식으로 부동산 법인에 모두 분산·이전했다. 부동산 법인은 현물 출자된 자산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아 지속적인 갭투자 등 300억원대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이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는 부동산 법인에 대해 전수 검증에 착수했다. 최근 부동산법인이 자녀 등에게 편법 증여하거나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국세청은 다주택자의 정부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1인 주주 부동산법인 2969개, 가족 부동산법인 3785개에 대한 전수 검증에 착수해 세금탈루 혐의 발견시 세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올해 1∼3월까지 개인이 법인에 양도한 아파트 거래량은 1만3142건으로 이미 작년 거래(1만7893건)의 73%에 달하고 있다. 신규 설립 부동산법인 수도 5779건으로 작년(1만2029건)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지방 병원장이 자녀명의 부동산 법인에게 부동산 구입자금을 광고료로 위장해 지급하고 자녀는 이를 바탕으로 고가 아파트를 매입한 사례. 국세청 제공
국세청은 우선 부동산 법인 검증 과정에서 고의적 탈루혐의가 발견된 27개 법인의 대표자 등에 대해 세무조사를 착수했다. 이 부동산 법인은 대부분 1인 주주이거나 4인이하 가족법인이다. 주요 탈루혐의 유형은 △자녀에게 고가의 아파트를 증여하기 위해 설립한 부동산 법인 9건 △다주택자에 대한 투기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설립한 부동산 법인 5건 △자금출처조사를 받지 않으려고 설립한 부동산 법인 4건 △부동산 판매를 위해 설립한 기획부동산 법인 9건 등이다.

국세청은 부동산법인의 대표와 가족은 물론 부동산 구입에 회사자금을 편법적으로 유용한 경우 해당 사업체까지 조사 대상을 확대해 강도 높게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차명계좌 이용, 이면계약서 작성 등 고의적으로 세금을 포탈한 경우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등 엄정 처리할 예정이다.

다주택자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법인을 설립하는 경우에도 아파트 양도차익에 대해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등 개인 다주택자의 세부담과 형평성이 맞도록 제도개선 방안을 관계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부동산 법인을 설립한다고 해서 세원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엄격하게 관리된다”면서 “부동산 법인을 가장해 부동산 투기규제를 회피하려는 모든 편법 거래와 탈루행위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수의 아파트를 가족 명의의 부동산 법인을 설립해 분산, 보유하고 부동산 투기에 이용한 사례. 국세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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