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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대면 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해왔다고 전했다. 특히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아시아 순방 기간에 김 위원장과 만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상회담을 위한 공식적인 준비 작업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이며, 구체적인 일정도 확정되지 않았다. 백악관 관계자는 WSJ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자신의 첫 임기 때 시도했던 대북 비핵화 외교를 되살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에서 뚜렷한 외교적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 문제를 통해 새로운 성과를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분석가들과 일부 미국 관리들은 이번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실질적인 진전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은 위원장은 앞선 세 차례 정상회담 이후에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 능력을 오히려 더욱 강화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 순방 당시에도 에어포스원 내 약식 회견에서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에게) 말을 전해달라”고 요청하며 만남을 타진한 바 있다. WSJ은 관계자들의 전언을 인용해 당시 북한 측에서도 은밀히 ‘개방적인 신호’를 보냈지만, 촉박한 일정으로 실무 조율까지 진행하기는 어려웠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김 위원장과의 회동이 성사되더라도 당시 한국에서 예정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 가려졌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설은 최근 며칠 새 이어진 일련의 신호들과 맞물려 나왔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김정은과 나의 매우 좋은 관계에 비춰볼 때, 한국과의 연합군사연습에 미국이 참여하기로 오래전 합의했다는 사실이 기쁘지 않다”며 한미 연합연습 을지자유의방패(UFS) 축소를 전격 지시했다. 다음날인 17일에는 ‘김 위원장이 대화 요구에 반응했느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다.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런 발언들이 이번 WSJ 보도와 시간적으로 이어지면서, 북미 간 물밑 접촉이 실제로 진전되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주변국 외교 일정도 이번 회담설의 맥락을 뒷받침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으며, 시 주석은 오는 9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여기에 미국과 외국 관리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 이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공화당의 패배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약화될 수 있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결국 김정은 위원장을 둘러싸고 미국·중국·러시아 정상과의 만남이 연쇄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푸틴에 앞서 먼저 성과를 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유력한 무대로 꼽히는 11월 APEC 정상회의는 오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릴 예정이다. 다만 아직 공식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실제 대면 회담이 성사될지, 그리고 성사되더라도 과거 세 차례 정상회담과는 다른 실질적 진전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켓잉크 장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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