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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금센터 "올 여름 최악 폭염…농산물 등 수급 관리해야"

하상렬 기자I 2024.07.03 16:32:20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세계기온, 작년 6월부터 12개월 연속 최고치 경신
올여름, '역대 가장 더웠던' 작년보다 더 더울듯
"국제원자재시장 전반 수급·가격에 악영향…대비해야"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올 여름 최악의 폭염이 국제원자재시장 전반 수급과 가격에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름철을 시작으로 기후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기에 농산물 등 원자재 전반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제언이 따랐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 남성이 미국 북동부에 폭염이 닥친 가운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3일 국제금융센터(국금센터)에 따르면 오정석 국금센터 전문위원은 최근 ‘올해 역대 최악의 지구온난화와 국제원자재시장 리스크’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기온은 지난해 6월부터 올 5월까지 12개월 연속 월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5월 세계 기온은 15.91도로 5월 기준 이전 최고치였던 2020년(15.73도)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또 1991~2020년 평균보다 0.65도,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 대비로는 1.52도 높게 측정됐다.

5월 세계 해수면 평균온도는 20.93도로 14개월 연속 월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평년 대비 0.53도 높은 수준으로, 모든 월을 통틀어 역대 최고치인 지난 3월(21.07도)과 큰 차이가 없다.

세계기온은 올여름(6~8월)에도 지난해와 같은 폭염이 재현될 전망이다. 온실효과로 대기 중의 열이 방출되지 못하면서 여름이 일찍 찾아오고 기온도 더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올여름 세계기온이 역대 가장 더웠던 지난해(16.51~16.82도)보다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연간 세계기온은 가장 높았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향후 5년중 최소 한해라도 세게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높아질 가능성을 80%로 보고 있다. 올해 남은 기간 세계기온이 낮아지지 않을 경우 올해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웃도는 첫번째 해가 될 전망이다.

출처=국제금융센터
국금센터는 이같은 지구온난화 심화로 폭염, 가뭄, 폭우·홍수 등 기상이변이 빈번하게 발생해 국제원자재시장 전반의 수급과 가격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공급 측면에서 농업과 광산업이 취약한 것으로 평가, 천연가스와 석탄 등 화석연료는 계절적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농산물의 경우 북반구 파종이 끝나고 본격적인 생장기에 접어든 시기에 가뭄 등 건조한 기후가 심화되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저하돼 전체 생산량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과거 2010년 대가뭄으로 러시아 소맵 생산량이 32.8% 줄었고, 2012년 미국에선 가뭄으로 옥수수 생산량이 12.7% 줄어든 바 있다.

광산업 역시 가뭄, 폭우, 폭염 등에 취약하다. 광산 가동장비의 냉각, 먼지 제거, 추출, 세척 등 과정에서 많은 양이 수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리, 금, 철광석, 아연 생산의 30~50%는 수자원이 충분하지 못한 지역에 위치해 가뭄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녹색에너지 전환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폭염으로 냉방용 전력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 석탄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수요도 단기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4월 이상고온으로 태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전력생산용 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한 바 있다. 석탄과 천연가스 수요 증가로 가격이 뛸 경우 가격 상승효과가 석유로 전이될 가능성도 우려점으로 꼽힌다.

국금센터는 여름철을 시작으로 기후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농산물 등 원자재 전반의 수급 관리에 온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오 위원은 “글로벌 곡물재고는 여유 있는 상황이지만 주요 생산국 기상여건이 동시에 악화될 경우 애그플레이션과 함께 식량위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수 있다”며 “통제할 수 없는 기후로 인한 공급쇼크 발생 시 그간 물가안정 노력이 흔들리고 성장세가 저하될 수 있으므로 경제 전반 여건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선제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출처=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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