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보건의료노조가 국회에 제출한 보건복지부 ‘2024년 상반기 지방의료원 결산’ 자료로 추계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35개 지방의료원의 의료손실 규모는 528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3년 의료손실 5770억원에 비해 거의 제자리 수준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의료손실 1437억원의 3.7배 규모다.
특히 35개 지방의료원의 2024년 당기순이익 적자는 25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각 지표의 2024년 상반기 결산을 기준으로 2배 곱하여 추산한 전망치로서 의료외수익에 올해 예산으로 지원되는 공공병원 경영혁신 지원사업 상·하반기 지원금 876억원(국비 50%, 지방비 50%)을 반영한 것이다.
코로나 이후 제자리 수준의 회복세는 연 입원환자수와 연 외래환자수에서도 확인된다. 35개 지방의료원의 올해 1~8월 월별 환자 수와 월별 평균 증감률을 적용해 추계한 결과, 2024년 연 입원환자 수는 209만 3839명, 외래환자 수는 595만 50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도 연 입원환자수(178만 4789명)의 1.17배, 연 외래환자수(581만 176명)의 1.02배 수준으로, 지방의료원의 경영 회복세가 매우 느리다. 이런 속도로는 2027년이 되어서야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의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노조는 전망했다.
지방의료원의 진료과와 병상 운영 상황도 심각하다. 2024년 지방의료원의 진료과 개설과목 총계는 606개지만, 의사 구인난으로 인해 555개 진료과목만 운영되며, 35개 지방의료원 중 개설한 진료과목을 모두 운영하는 병원은 3분의 1(12개소)에 불과했다. 2024년 35개 지방의료원의 인가병상수 총계는 9684 개지만, 운영가능병상수는 9200개로 484병상이 가동 중단된 상태다.
지방의료원의 인가병상수 대비 병상 이용률은 2024년 1월 55%에서 8월 61.5%로 매우 더디게 증가하고 있다. 1~8월 평균 병상 이용률은 55.7%에 불과했다. 35개 지방의료원별 1~8월 입원환자수의 월별 평균 증감률을 적용해 추계한 2024년도 평균 병상 이용률은 59.2%에 그쳤다.
노조 관계자는 “의료수익에 직결되는 환자수·병상이용율의 더딘 회복세와 함께 2019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의료비용의 규모가 막대한 의료손실의 원인”이라며 “코로나 이전부터 지속된 고질적인 적자구조가 코로나 이후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더욱 심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방의료원은 지나치게 작은 시설 규모로 비용구조(효율성)가 취약하고, 응급·분만 등 지역 내 필수의료 기능을 위한 인력·시설·장비 등 투자 비용에 비해 수익이 낮다. 또한 필수의료 및 취약계층 진료 비중이 높고 대부분 중소도시에 위치해 수익을 창출할 만큼 충분한 양의 진료행위가 이뤄지지 못해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들은 지역 공공병원의 기능 회복과 역량 강화 없이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 체계 구축은 불가능하며, 지속가능성이 없고 땜질식 수가 퍼주기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이 관계자는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고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의료개혁은 상급종합병원 구조 개혁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지역 필수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할 지방의료원의 기능 회복과 역량 강화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획기적인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