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스페이스X가 살렸다"…美대학기금, 수년만에 수익률 '대박'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방성훈 기자I 2026.09.08 14:54:05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S&P500 수익률 따라잡거나 앞지를 전망
하버드, 스페이스X 주식 22억달러 보유
콜로라도대는 2009년 투자로 57배 회수
"상위 5건 빼면 87% 급감" 쏠림 경고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주요 대학 기금들이 수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증시 수익률을 따라잡거나 앞지를 전망이다. 스페이스X와 오픈AI 같은 비상장 기술기업에 일찌감치 올라탄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사모투자 비중이 커 최근 몇 년간 시장에 뒤처졌던 흐름이 뒤집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6월 12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에 스페이스X 상장을 알리는 광고가 걸려 있다. (사진=AFP)
지난 6월 12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에 스페이스X 상장을 알리는 광고가 걸려 있다. (사진=AFP)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학 기금 성과를 추적하는 컨설팅업체 케임브리지어소시에이츠는 일부 기금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수익률을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S&P500지수는 지난 6월 30일까지 1년 동안 20% 넘게 뛰었다.

마거릿 첸 케임브리지어소시에이츠 기금·재단 부문 글로벌 총괄은 기금들이 “크게 성공한 소수의 비상장 기업”에 투자한 덕을 봤다며 중간값 수익률도 매우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들은 이런 기업 지분을 직접 들고 있거나 사모펀드 운용사를 통해 보유했다.

대학 기금 대부분은 비상장 자산 가치를 매기는 데 시간이 걸려 아직 연간 성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공개 주식시장에서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기는 대단히 어렵다. 액티브 펀드매니저 상당수가 장기적으로 시장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다. 이번 성과는 대형 기금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모투자 비중을 크게 늘리며 누렸던 강세 흐름으로 돌아왔다는 의미가 있다.

최근 몇 년간은 사모투자 비중이 크다는 점이 되레 약점으로 작용했다. 2021년 호황 이후 비상장 기업 가치가 떨어진 데다 회복도 상장 주식보다 느렸고,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이 얼어붙어 투자자에게 돌아오는 자금도 끊겼다.

미국대학경영자협회(NACUBO)와 커먼펀드 조사를 보면 운용자산 50억달러(약 6조 7350억원) 이상 기금의 지난해 6월까지 3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7.8%로, 같은 기간 S&P500지수(19.7%)에 크게 뒤졌다.

흐름을 뒤집은 것은 지난 6월 사상 최대 규모로 이뤄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과 오픈AI·앤스로픽 같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의 몸값 급등이다. 하버드대 기금은 지난 6월 30일 기준 약 22억달러(약 2조 9634억원)어치 스페이스X 주식을 보유했다. 하버드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상장주식 투자로, 상당한 평가이익을 냈다. N.P. 나르베카르 하버드 기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사모투자 비중(자산의 41%)이 상장주식보다 커 성과가 눌렸다고 밝힌 바 있는데, 정반대 상황이 된 셈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 기금도 금융위기 당시 스페이스X에 베팅한 것이 결실을 맺었다. 이 투자는 상장 직전 운용자산 약 150억달러(약 20조 2050억원)의 10% 수준까지 불어나며 1년 수익률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35억달러(약 4조 7145억원) 규모의 콜로라도대 재단은 같은 기간 수익률이 20.3%로 집계됐다. S&P500지수에는 살짝 못 미치지만, 2009년부터 투자한 스페이스X 지분 가치가 원금의 57배로 불어난 덕이 컸다. 크리스 비트먼 세리티파트너스 파트너는 “스페이스X가 스스로 내건 목표의 10분의 1만 이뤄도 아주 좋은 투자가 될 것이라고 봤다”고 회고했다.

다만 벤처투자 회복세가 극소수 기업에 몰려 있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점으로 지목된다. 어느 기업에 들어가 있었느냐에 따라 기금들 사이에서도 승자와 패자가 갈렸기 때문이다.

피치북과 미국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벤처투자 회수 규모는 3470억달러(약 467조 4090억원)로 사상 최대였지만, 상위 5건을 빼면 87% 급감한다. 마크 회잉 커먼펀드프라이빗에쿼티 최고경영자는 “그 기업들에 들어가 있지 않았다면 가치 상승의 혜택을 체감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상승세가 이어질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S&P500지수를 앞설 것으로 예상되는 한 사립대 기금 관계자는 “이런 수익률은 예외적인 것이지 일상적인 게 아니다”라며 “다음 세대의 큰 승자가 나오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