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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매의 발톱을 드러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놀라 원화가 급락했다. 다만 물가·고용 등 발표를 앞둔 미국의 주요 지표를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와 함께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이 나오면서 상단이 제한됐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30원(1.01%) 상승한 11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원화 약세).
지난 26일(현지시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던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엿보였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최근 몇달 간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건이 강해졌다”고 평가한 것을 두고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연내 2번까지도 정책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을 이날 한꺼번에 반영하며 원·달러 환율은 1% 넘게 상승 출발했다.
그렇지만 환율은 상승 폭을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그간 달러화 약세에 원화로의 환전을 미뤄왔던 수출업체는 네고물량을 내놓았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환율이 고점을 높여가다보니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상승 폭이 둔해졌다”며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던 롱(달러 매수) 포지션에서 스탑성으로 달러를 팔기도 했다”고 전했다.
연준이 ‘지표 의존적’ 태도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번주 발표되는 지표에 대한 경계감 또한 강해졌다. 현지시간 기준 29일과 다음달 2일 미국에서는 각각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비농업 고용자 수를 포함한 고용지표가 나온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미국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강하다”며 “대기매물을 확인하면서 달러당 1130원 초반대를 지지선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