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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94.7% "공장식 축산 개선"..동물복지제품 구매는 저조

김화빈 기자I 2023.03.16 16:54:22

축산업계 "귀하게 키운 축산물 제값에 사주는 노력 필요"
어웨어 "공공부문 등에서 판로 확대 등 지원 절실"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국민의 94.7%는 돼지나 닭 등 농장동물을 사육하는 공장식 축산의 환경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나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축산물 구매는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겨울 불어닥친 한파에 송아지가 보온용 제품을 착용한 모습 (사진=뉴시스)
사단법인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대표 이형주)가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1월 2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패널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장식 축산과 관련, 농장주의 책임 강화와 동물복지 축산물 소비 확대가 필요하다는 인식 경향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웨어는 16일 국회 의원회관 제1 세미나실에서 ‘농장동물 복지 향상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열고 2022년 농장동물 양돈논가·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양돈농가와 국민 모두 농장동물 복지에 관한 인식이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어웨어에 따르면, 국민의 87.3%는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농장에서 생산된 축산물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최근 6개월 내 동물복지인증이 부착된 축산물을 구매한 적 있다고 응답한 국민은 36.4%에 불과했다.

동물복지인증 축산물을 구매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구매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안전한 축산물일 것 같아서(58.5%) △건강에 좋을 것 같아서(39.5%) △영양·품질이 우수할 것 같아서(37.8%) △동물복지에 기여하고 싶어서(28.5%) △국가에서 인증하는 제도라 신뢰가 가서(18.4%) 순으로 나타났다. 동물복지를 위해 동물복지인증 축산물을 구매했다고 답한 비율은 28.5%에 그쳤다.

즉, 공장식 축산의 열악한 사육환경에 관해선 국민 다수가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나 가격 등의 이유로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축산물의 구매를 꺼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업회사법인 돈마루 안형철 대표는 토론회에서 “국내 돼지 사육 숫자가 천만 두를 넘지만, 관련 종사자를 제외하고서 (열악한) 농장에 들어가 본 사람은 몇 없을 것”이라며 “소비자도 설문조사에서만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을 구매하겠다고 답하지 말고 실제 가치소비를 적극 실현해 귀하고 어렵게 키운 농축산물을 제값에 사주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아론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국장도 “농가에선 경제성 때문에 동물복지 인증을 포기한다”며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축산농가가 업을 유지하기 위해선 생산 비용 이상의 수익(20% 이상 추정)이 기대돼야 하는데 이를 받아들일 소비자가 거의 없다.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인식 수준 향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어웨어 측은 △동물복지인증 축산물의 공공부문 소비촉진 등 판로 확대 △동물복지인증 축산 농가에 인센티브 제공 △동물복지축산인증제 등에 관한 제도 홍보 등을 통해 기존 공장식 축산 농가의 동물복지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동물보호법에서 배제된 농장동물의 복지법을 마련해 법령을 정비하자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어웨어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 2.19%p다. 이밖에 자세한 동물복지 인식조사 내용 및 정책적 제언 내용은 어웨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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