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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설정위원회(구간설정위)와 최저임금결정위원회(결정위)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를 이원화하는 방안은초안과 동일하게 가져가기로 했다. 큰 틀에서 초안과 확정안 사이에 차이가 없어 초안 발표 당시 제기된 논란들이 또다시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확정안’을 발표했다.
◇구간설정위·결정위 이원화 초안대로…위원 구성이 ‘관건’
지난달 7일 발표한 초안에서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가 최저임금 심의구간을 결정하면, 결정위원회에서 심의 구간 내에서 실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은 초안대로다.
대신 복수안으로 제시했던 구간설정위 전문가위원은 노사정이 각각 5명씩 추천하고 노사 순차 배제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노사가 각각 3명을 제외해 총 9명의 전문가 위원을 뽑는다.
결정위는 노·사·공 각각 7명씩 추천해 총 21명으로 구성한다. 공익위원 7명은 정부의 단독 추천권을 폐지하고 국회에서 4명, 정부에서 3명을 추천하기로 했다.
결정위 노사 추천에는 청년·여성·비정규직 노동자, 중소·중견기업 및 소상공인 대표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명문화해 위원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기로 했다.
최임위 이원화를 유지하면서 초안 발표 당시 나온 옥상옥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바꾼다고 최임위 내 위원의 중립성과 독립성·전문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개편안에 업종별·지역별·연령별 최저임금 차등적용 논의가 빠져 있는 부분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초안에 포함된 최저임금 결정기준 중에서 논란이 됐던 ‘기업의 지불능력’은 제외하기로 했다. 대신 고용에 미치는 영향, 경제 상황 등을 반영해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 △근로자의 생계비 △소득분배율 △임금수준 △사회보장급여 현황 △노동생산성 △고용수준 △기업지불능력 △경제성장률 포함 경제상황을 제시했다.
이번 확정안에는 기업의 지불능력이 빠졌다. 아울러 ‘고용수준’은 ‘고용에 미치는 영향’으로 변경됐다. ‘고용수준’을 ‘고용에 미치는 영향’으로 수정한 이유는 좀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담기 위해서라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최저임금이 고용의 양(量)뿐만 아니라 고용의 질(質)적인 측면을 포함한 다양하고 전반적인 영향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업의 지불능력은 전문가 토론회에서도 경제 상황의 지표와 중첩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고용에 미치는 영향 기준을 통해 고용의 증감 등 통계치를 통해 객관적인 구간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이번 최저임금 개편 확정안이 2020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때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늦어도 3월 중순에는 최저임금법 개정 및 공포작업이 마무리돼야 올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개편안을 적용할 수 있다. 현행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고용부 장관은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을 두고 벌써부터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다음달 6일 최저임금법, 노동법 개악 저지 등을 내걸고 총파업을 벌인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 결정체계 개편이 최저임금 제도개선 TF를 비롯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어떠한 구체적 논의도 없었다”며 “이는 민주주의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간설정위에 최저임금 결정 당사자가 배제된 채 공익위원들로만 구성해 노사 자율주의가 훼손됐을 뿐 아니라 고용수준 등을 결정기준에 포함한 것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양극화 해소라는 최저임금법 취지에 반하는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