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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식 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 이웃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2월 1일에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칭한 북미 이웃 국가는 캐나다와 멕시코다. 그는 그동안 캐나다·멕시코가 마약, 이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취임 즉시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다시 언급한 것이다.
비슷한 문제로 관세 인상을 예고했던 중국 이야기는 이날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부터 펜타닐 등 마약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취임 직후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은 캐나다·멕시코 등의 관세만 언급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미·중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단 당장 큰 충돌은 피한 상황이다.
예상보다 조용한 미국 대통령 취임식 소식에 중국 내부에서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날 중국 증시 대표 벤치마크 지수인 CSI300지수는 전일대비 소폭(0.08%) 상승 마감했다. 선전종합지수는 전일보다 0.25% 올랐고 상하이종합지수는 0.05% 내렸다. 홍콩 증시의 항셍종합지수와 H지수는 전일보다 각각 0.96%, 1.20% 오르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으나 무역 전문가들은 관세 인상이 오랜 무역협정에 타격을 입히고 공급망을 뒤엎으며 소비자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며 트럼프의 관세 부과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지속해서 유화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 대통령 취임식 전인 지난 17일 트럼프 당시 당선인과 전화 통화하고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취임식 때도 국가서열 5위권인 한정 부주석을 특사 자격으로 미국에 보냈다. 한 부주석은 미국에서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국가효율부를 맡게 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과 만나 미국과 상호 협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보편적인 관세 인상은 여전히 남아 있는 카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를 언급했을 뿐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취소한 건 아니라는 게 공통 시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편적 관세와 관련해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아직 준비되지 않았지만 실행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양국 관계 해빙 조짐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조치는 2020년 중국과 체결한 1단계 무역협정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하는 것이었다”며 “결국 관세가 인상된다면 장기간 부동산 위기와 소비자 수요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중국)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