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수익성 개선은 국내 SW 기업의 여전한 과제다. 특히 클라우드 분야에서 인프라를 쥐고 있는 외국계 기업은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지만, 중개 사업을 주로 하는 국내 기업들은 외국계 클라우드의 방임 아래 저가 수주 경쟁에 내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가 발표한 ‘2023년 SW천억클럽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00억원 이상의 연 매출을 올린 SW기업은 총 410개로 전년도 371개보다 10.5%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 총액은 127조2294억원으로 전년도 112조5270억원 대비 13.1%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SW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액 규모를 300억원부터 1조원 이상까지 5구간으로 나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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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대형화’에 성공한 SW기업 수도 증가했다. 메가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포스코DX, 롯데정보통신 등 4곳이 새롭게 조(兆) 단위 매출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조클럽 기업은 총 20곳이 됐다. 다만 전년도 조사에서 조클럽에 포함됐던 빗썸이 가상자산 거래 침체로 이탈하면서, 전년대비 조클럽 기업 순증은 3개로 집계됐다. 조클럽 기업들의 매출 총액은 75조2204억원으로 전년대비 24.2%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컨설팅 분야, IT서비스 분야, 상용 SW분야 기업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기업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추세에 따라 수혜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컨설팅 분야 기업 매출액은 2조6379억원으로 전년 대비 40.9%나 증가했다. 상용SW 분야 기업 매출액은 18조2480억원으로 26.5% 증가했고, IT서비스 분야 기업 매출액은 51조4914억원으로 19.4% 증가했다.
조준희 KOSA 회장은 이날 서울 역삼동 한 식당에서 열린 ‘2023 SW천억클럽 발표’ 간담회에서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신규 기업들이 조클럽에 진입하고, 300억원 이상 매출기업 수와 매출액이 두자릿수 이상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전환으로 꾸준한 SW기술 수요와 매출 상승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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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SW기업들이 몸집을 키우면서 ‘영세 기업이 대다수인 산업’이라는 오명은 벗었지만, 여전히 수익성 측면에선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메가존의 경우 매출 규모가 1조원이 넘으면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작년 346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조 회장도 “클라우드와 AI가 SW산업을 이끄는 주축이 되면서 클라우드 관리기업(MSP), IT서비스 기업 매출이 올라가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이들의 이익은 많이 나지 않고 있며”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저가 경쟁은 국내 클라우드 기업의 수익성 저하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 MSP와 IT서비스 기업들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업에 중개 판매하면서 컨설팅, 운영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부가 수입을 얻고 있다. 문제는 경쟁이 과열돼 출혈 경쟁까지 마다하지 않는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조 회장은 이같이 진단하면서 적정 대가가 무너지지 않도록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들의 MSP 파트너 관리를 주문했다. 그는 “AWS, MS애저, 구글클라우드플랫폼은 소비자 가격이 무너져도 고정이익을 챙겨가지만, 국내 업체들은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업체는 무분별하게 MPS를 늘리지 않도록 하고, 적정 대가가 유지되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적정 대가 유지는 국내 SW인력의 대우 향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조 회장은 “SW기업의 가장 큰 비용은 인건비인데 여전히 한국은 글로벌 80%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다”며 “개발자를 급여를 더 낮추는 건 있을 수 없고, 그렇다면 시장에서 적정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