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그 어떤 훌륭한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며 “국토교통 분야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정책이 실현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퇴임하게 돼 너무나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국토부 직원들에게 2·4대책 후속 법안 처리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국토부에서 지난 4개월간의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자부심이며 자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변창흠 국토부 장관 이임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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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누군가와 작별을 고해야 하는 순간에는
함께했던 시간의 소중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국토교통 분야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정책을
함께 고민하고 실현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주택, 국토, 교통, 물류, 항공, 건설 등 각 분야에서
여러분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을 만나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던 것이
제게는 너무나 큰 기쁨이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본부와 현장 가릴 것 없이 보다 나은 국토교통 정책을 위해
밤낮으로 함께 고민해준 여러분 덕분에
어려운 순간에도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항상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국토교통부 노동조합도
든든한 힘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날 우리는
세계적으로 코비드19라는 감염병 확산과
기후변화 대응, 경제 위기가 겹친
전대미문의 난국에 처해있고,
국내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주거 불안,
수도권 집중과 지역 경제의 쇠퇴,
건설·물류 산업의 열악한 일자리와 안전 문제까지
쉽지 않은 현안이 산적해 있습니다.
우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쉬운 순간도 있었지만
소중한 성과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인구와 산업구조의 변화에 발맞춰 도시공간구조를 개편하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주택을 공급하고자 했던
‘공공주도 3080+ 주택공급 방안’은
공공과 민간, 중앙과 지역이 힘을 모아
시대적 과제에 진정으로 부응하고자 했던
우리 모두의 노력의 결실입니다.
대책 발표 이후 지자체·민간업체·주민의 호응으로
사업 제안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고,
최근 주택 시장은 공급기대 확산과 매수심리 진정으로
점차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주택 시장 안정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매우 중요합니다.
대책 후속 법안이 조속히 처리되고 시장 안정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노력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나아가 주거안정과 주거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전세와 월세나 자가 이외에도 공공자가주택과 같은
다양한 점유형태를 적극적으로 제도화하고
또 현실화시켜주시면 좋겠습니다.
지방과 수도권이 상생하는 국가 균형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것도 국가적으로 절실하면서도 중요한 성과였습니다.
농촌유토피아 구상은
그동안 활력을 잃어가던 농산어촌을 주택을 중심으로
환경·문화·복지·교육 등이 어우러진 살기 좋은 곳으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노력이었습니다.
지난 2월 그 시범사업이 함양군 서하면에서 실행되었고,
앞으로 농산어촌 주거플랫폼 사업을 통해
확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토 어느 곳이든
수도권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노력을 바탕으로 지역에서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철도·도로·공항 등 교통 인프라를 적기에 확충한다면
우리 경제와 사회 전체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토교통 현장에서‘사람’의 가치를
회복한 것도 보람있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택배 산업의 성장 이면에 있던
종사자의 열악한 근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월 국회에서 생활물류법이 제정되어
종사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물량이 폭증하는 설 명절을 앞두고
여러분들이 밤샘 협상을 중재하여
갈등을 풀어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택배 뿐 아니라 건설·항공·버스 등
모든 국토교통 일자리에서 ‘사람’이 우선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써주시기 바랍니다.
국토교통 정책과 행정의 원칙을 정립하고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한 것은
그 어느 부처보다 국민생활과 밀접하고 현장 기반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우리부에 가장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취임 직후 여러분께 처음으로 강조했던 것이 바로
정책 현장의 최일선에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시도를 지원하는
지방분권형 모델의 개발이었습니다.
지자체, 공공기관, 그리고 전문가 등 다양한 주체들이
국토교통부와 끈끈한 유대관계를 가질 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제, 이들이 함께하는 거버넌스를 보다 강화하고,
좋은 정책들을 많이 고민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우리가 함께 일구어낸 성과가 많습니다.
냉전체제의 산물로 37년간 지속되어온
제주남단의 항공회랑을 한·중·일 합의로 폐지하고
새로운 관제체제를 시행한 일,
국내 최초의 동력 분산식 고속열차인 KTX-이음이
중앙선 원주~제천에서 처음 운행되어
저탄소·친환경 교통의 새 장을 열었던 일,
우리 경제의 동맥인 국가 교통망 구축의 중장기 정책 방향인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국가도로망 구축계획 수립을 준비한 일,
마지막으로 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어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일까지,
모두 여러분의 적극적인 노력과 헌신이 없었다면
하기 어려운 일들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국토교통 가족 여러분,
국토교통부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많은 성과를 만들어온 최고의 부처입니다.
비록 저는 이제 작별 인사를 고하게 되었지만
여러분께서는 최고 부처의 일원으로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다짐으로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보호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데 헌신하시길 빕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들게 마지막으로
몇 가지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 국토부가 미래세대를 위한 준비와
국토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아시다시피 탄소 중립 사회 구현은 전 세계 공통 목표입니다.
우리 국토부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약 38%를 차지하는
건축물과 수송 분야를 책임지는 부서입니다.
우리의 노력이 우리나라 탄소 중립의 바탕이 되고
전 세계 기후위기 극복의 초석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여건 하에서
국토교통 산업의 혁신을 이루는 것도
미래를 준비하는 길입니다.
그간 전통산업으로만 인식되었던
건설·교통·물류산업을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고부가가치화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국토교통 산업이 스마트·디지털화를 통해
미래 혁신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생명 지키기 3대 정책인
획기적인 교통사고 사망자 감축, 산업재해 사망자 감축,
자살 예방은 너무나 중요한 과제입니다.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 이가, 우리의 소중한 자녀나 이웃이
국토교통 현장에서 생명을 잃는 가슴 아픈 일은 없어야 합니다.
올해 목표한 건설현장 사고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축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안전 개선을 위한 방안도
끊임없이 고민해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는 길에
앞장서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최근 드러난 공공부문 종사자의 부동산 투기는
공공의 존재의 의의를 근본에서부터 흔드는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국민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저는 주무부처의 수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물러갑니다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그 어떤 훌륭한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국민의 소명을 받아 실행을 책임지는 공직자는
누구보다도 공명 정대하고 솔선수범해야 하며,
특히 공직을 통해 얻은 정보나 지식을
사익을 위해 활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정부의 역할은 때에 따라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고,
정책의 무게중심도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공공부문과 공직자 한분 한분에 대한 신뢰는
그 어떤 경우에도 무너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여러 과제를 남기고 떠나는 것이 발걸음이 무겁습니다만,
앞으로 후임 장관님과 함께
국토교통부가 시대적 과제를 완수하고
새롭게 혁신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우리 국토부에서 지난 4개월간의 경험은 제게 평생 잊지 못할 자부심이며 자랑일 것입니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여러분을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