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발레단, '한여름 밤의 꿈'으로 "시대와 호흡하는 발레" 포문

김현식 기자I 2024.07.22 16:45:06

국내 최초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 표방
8월 23~25일 창단 후 첫 정식 공연 올려
셰익스피어 낭만 희극 기반 ''한여름 밤의 꿈''
주재만 안무가 총연출…무용수 32명 참여

(사진=세종문화회관)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클래식 발레와는 다른 에너지를 지닌, 시대와 호흡하는 발레를 선보이겠습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2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 열린 서울시발레단 창단 공연 ‘한여름 밤의 꿈’ 제작발표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서울시발레단은 국립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에 이어 48년 만에 창단한 국내 3번째 공공발레단이다. 두 단체와 달리 동시대 정서에 걸맞은 현대적 발레를 선보이는 국내 최초의 공공 컨템퍼러리 발레단을 표방한다. 서울시발레단은 오는 8월 23~25일 사흘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한여름 밤의 꿈’을 통해 비로소 정식 첫발을 뗀다.

안호상 사장은 “아직 국내 발레계와 관객의 관심이 클래식 발레에 편중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서울시발레단을 통해 국내외 여러 안무가와 협업하며 세계 컨템퍼러리 발레 흐름을 빠른 시일 내에 따라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발레단의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낭만 희극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이번이 세계 초연이다. 안무 및 총 연출은 재미(在美) 안무가 주재만이 맡았다. 주재만 안무가는 뉴욕 컴플렉션즈 컨템퍼러리 발레단, 피츠버그 발레단 등 미국 유수 발레단에서 작품을 선보여 입지를 다졌으며 2022년에는 ‘비타’로 ‘이데일리 문화대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사각관계 빠지는 남녀의 뒤엉킨 이야기가 중심인 원작과 달리 요정 ‘퍽’의 시점에서 보는 상상과 환상의 세계를 중점적으로 다룬다는 점이 주재만 안무가가 재해석한 ‘한여름 밤의 꿈’의 특징이다. ‘퍽’의 경우 원작에서는 사랑을 엇갈리게 하는 장난꾸러기 같은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오랜 세월 사랑의 우여곡절을 겪은 현자(賢者)이자 사랑과 상상을 열어주는 메신저로 표현했다.

주재만 안무가는 “어떤 작품으로 서울시발레단의 미래를 열어줄 것인가 고민한 끝 모든 인간이 항상 느끼는 감정인 사랑을 주제로 다룬 ‘한여름 밤의 꿈’을 택했다”면서 “저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재해석하며 신비롭고 놀라운 장면들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사진=세종문화회관)
(포스터=세종문화회관)
작품에는 총 32명의 무용수가 출연한다. 이 가운데 서울시발레단의 프로젝트 무용수 리앙 시후아이와 슬로바키아국립발레단 종신 솔리스트인 해외 객원 무용수 이승용이 ‘퍽’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리앙 시후아이는 “‘비타’를 보며 주재만 안무가님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만나게 돼 영광”이라면서 “하루하루 행복하게 춤추며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용은 “유럽에서 8년 동안 활동하면서 한국에서 공연할 기회가 없었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춤출 수 있게 되어 설렌다”고 했다.

더불어 2024 시즌 무용수를 대표해 제작발표회에 참여한 원진호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발레단의 창작 공연을 올리는 일이 제 인생에 몇 번이나 있을까 싶다”며 “작품을 맛있게 요리하는 주재만 안무가와 함께하는 기회라 더욱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작품은 총 2막 7장으로 구성했다. 음악은 로베트르 슈만의 가곡과 피아노곡이 주를 이루며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필립 다니엘이 이번 작품을 위해 2곡을 새롭게 만들었다. 공연 시간은 120분(인터미션 20분 포함)이며 예매는 세종문화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안호상 사장은 “서울시발레단을 운영하며 젊은 발레인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며 “향후 예술감독 발탁 등을 통해 제작 시스템을 더욱 안정화해 더 많은 이들이 서울시발레단과 만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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