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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vs'지속가능성 해법'…원자력 둘러싼 EU의 선택은?

김다솔 기자I 2021.11.10 17:24:23

녹색분류체계 발표 앞두고 EU 고뇌
찬성측 "원자력 에너지는 이념이 아닌 수학적 문제"
"핵 폐기물 영구 보관 방법 없다"는 반박도

EU가 원자력을 둘러싸고 깊은 고뇌에 빠졌다. 사진은 COP26에서 연설하는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다. (사진= AFP)


[이데일리 김다솔 인턴기자] 원자력은 ‘그린 워싱’일까 지속가능성을 위한 해결책일까? 이 해묵은 논제에 유럽연합(EU)이 다시 깊은 고뇌에 빠졌다.

9일(현지시간) CNBC는 유럽연합(UN)의 유럽 집행위원회가 ‘녹색분류체계’ 발표를 앞두고 원자력을 클린 에너지로 분류해야 할지 딜레마에 빠졌다고 전했다.

프랑스와 같이 원자력 발전에 큰 투자를 하고 있거나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로 삼는 것을 경계하는 국가들은 원자력을 괜찮은 옵션으로 보고 있는 반면, 독일을 포함한 일부 나라들은 핵 폐기물을 우려하며 반기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 사용을 찬성하는 국가들의 논리는 에너지 전환의 과도기 동안 원자력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세드리크 오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원자력 에너지는 이념이 아닌 수학적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태양의 높이나 바람의 속도에 의존하지 않는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원자력을 최선을 선택지라고 부연했다.

모두가 이 견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헤닝 글로이스테인 에너지·기후·자원 담당 이사는 이메일을 통해 “EU의 녹색분류법에 원자력이 포함되는 것을 반대하는 국가들은 원자력이 ‘순환경제’를 포함한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헤닝은 “그들은 핵폐기물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재생에너지가 더 필요하다. 그것들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저렴하며,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에너지원인 원자력과 (클린 에너지로의) 전환할 동안 필요한 가스도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우르줄라의 발언 이후 사람들은 원자력이 클린 에너지의 일부로 포함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EU는 올 12월 녹색분류체계를 발표해 투자자들에게 친환경 투자인 이른바 ‘녹색 투자’ 범위를 확실하게 명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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