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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샌티스 중도 하차…트럼프 VS 헤일리 양강구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이틀 앞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희소식이 잇따랐다.
우선 이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자진해서 사퇴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 선언을 했다. ‘리틀 트럼프’로 불리며 한 때 지지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기도 했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극우 노선으로 공화당 내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 15일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총력전을 펼쳤으나 1위와 30%포인트 가까운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득표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51.0%), 디샌티스 주지사(21.2%),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19.1%) 순이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에 공화당 경선에 참여하면서 승자를 지지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언급하며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사퇴 결정을 공식화했다. 그러면서“트럼프는 현직인 조 바이든보다 우수하다”고 지지에 힘을 실었다.
이로써 공화당 경선후보는 작년 13명에서 시작해 2명으로 좁혀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의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나온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를 압도하며, 과반 이상 지지율을 확보해 ‘대세론’에 힘을 실었다.
CNN 방송 여론조사(신뢰도 ±2.8%)에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참가 의향이 있는 유권자들한테 트럼프 전 대통령은 50%의 지지를 얻었다. 헤일리 전 대사는 39%에 그쳤다. 또 워싱턴포스트(WP) 여론조사(신뢰도 ±4.2%)에서는 예비 경선 유권자의 5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헤일리 전 대사는 34%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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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햄프셔 중도·무당파 표심 주목…월가는 ‘트럼프’ 당선 대비 중
이제 관심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다. 뉴햄프셔는 백인 비율이 약 90% 이상으로 학력과 소득 수준이 높고 중도성향 유권자가 많은 지역으로 분류돼 헤일리 전 대사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관건은 중도 및 무당파 표심의 향배다. “두 번째 경선에서 핵심은 미신고 유권자(공화당원으로 등록되지 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는 이가 승기를 잡을 확률이 높다”고 WP는 분석했다. 아이오와 코커스와 달리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들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중도 및 무당파가 많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헤일리 전 대사가 ‘반(反) 트럼프’ 진영의 지지를 흡수하고, 중도 및 무당층 공략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추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새로운 세대가 공화당을 이끌 때이며, 트럼프와 달리 더 안정적이고 덜 혼란스러운 리더십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하며, 막판 지지자 결집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세론에 힘입어 다른 주에 비해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뉴햄프셔에서 승기를 잡으면 공화당 내 ‘1강’ 체제는 더욱 굳어질 전망이다. 1976년 이래 공화당 경선 주자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경우는 없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게 되면 경선 역사를 다시 쓰게 되는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 체제가 굳어져 가는 모습에 시장은 계산기 두드리기로 분주한 모습이다. 이미 월가에서는 트럼프 당선 후 시장 변화에 대비에 돌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2016년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상을 뒤엎고 당선되면서 시장에서 상당한 충격파가 발생했는데 이번엔 경선 초반부터 대세론이 나오면서 당선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게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10% 수입 관세나 감세정책은 추진될 것으로 판단했으며, 채권 수익률과 달러 가치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겐나디 골드버그 TD증권 미국금리 부문 전략가는 트럼프 집권과 관련 “세제와 성장, 재정 적자, 규제 등에 미칠 영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