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희 운영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단은 11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태릉·강릉, 연지(蓮池) 및 문화재 발굴 조사 중인 태릉재실 터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국토교통부의 일방적인 사업 강행에 대해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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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40기의 조선왕릉이 풍수사상에 따라 주변 자연환경을 최대한 고려해 만들어졌으며, 이러한 특수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아파트 단지 조성으로 인해 조선왕릉 주위 경관이 훼손돼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취소되지 않도록 문화유산영향평가 제도가 빠른 시일 내에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왕릉에서 제사를 지내는 데 활용된 재실 터를 발굴해 조선왕릉에 편입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 세계문화유산 보존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1000㎡를 대상으로 담장, 우물 터, 수로 등 태릉재실 터 유구와 유물 등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했고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남궁역 환경수자원부위원장은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생태자연도 미분류 지역인 사업대상지구를 법령에 기반한 정확한 조사나 검증 과정 없이 임의로 개발가능 지역인 생태자연도 `3등급지`로 분류했다”며 “환경영향평가법을 준수해 태릉 골프장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맹꽁이, 삵, 새매,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생태자연도를 작성해 태릉 일대가 아파트 단지로 뒤덮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병주 주택균형개발위원장은 “문화재 보호, 멸종위기종 보호, 교통대책 미흡 등의 이유로 그린벨트 개발 반대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도문열 도시계획공간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억제했던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의 허파 역할을 하는 태릉 일대 자연생태계와 세계문화유산을 훼손하면서까지 대규모 아파트를 짓는 것은 반드시 재검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환희 위원장 등 상임위원장단은 “태릉 골프장 일대에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이 있을 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그린벨트 지역이라는 점에서 역사성과 자연환경을 고려해 공릉동 일대를 아파트 단지로 조성하려는 계획은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공릉동 주민들의 청원이 국토부에 제대로 전달돼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취소되지 않도록 주민들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