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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10명중 4명 '태움' 경험…보건의료노조 "박선욱법 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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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석 기자I 2018.03.20 15: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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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4개 병원 1만여명 인권유린 실태조사
병원 내 의료노동자 54.4% "휴게 시간 전혀 없어"
간호사 65.5% "욕설·비하발언 들었다"… 92.8% "식사 시간체대로 못챙겨"

보건의료노조가 20일 영등포 사무실에서 ‘의료기관 내 갑질과 인권유린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담당해야 할 병원 내에서 ‘태움’ 문화를 비롯한 인권 침해, 부당 관행 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20일 오전 보건의료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기관 내 갑질과 인권유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개월 동안 전국 54개 병원 1만 1662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에는 간호사·간호조무사·사무행정·의료기사 등 직군이 참여했다.

노조에 따르면 근로기준법상으로 보장하는 휴게 시간을 보장 받는 경우는 전체 응답자 중 15.8%(1842명)에 불과했다. 응답자 중 43.3%는 휴게 시간을 아예 보장받지 못했다. 설문에 응한 7703명의 간호사 중 절반에 해당하는 54.4%는 휴게 시간을 전혀 보장받지 못했고 11.9%만이 식사 시간을 온전히 보장받는다고 응답했다. 병동 근무 간호사 92.8%는 식사시간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특히 간호사들 중 65.5%가 욕설·비하 발언 등 폭언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다. 또 40.2%는 ‘태움’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재가 되도록 태운다’는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후배를 교육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을 뜻한다.

앞선 지난 19일 경찰은 병원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투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고(故) 박선욱씨에 대한 태움 가해를 확인할 수 없어 내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박씨에게 직무적 스트레스 등 직장 내 힘든 과정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며 이는 내사 종결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며 “태움으로 인해 신규 간호사들이 목숨을 끊는 일이 없도록 ‘박선욱법’ 제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간호사들 중에는 Δ시간 외 수당을 받지 못한 경우 Δ업무 관련 교육·회의·워크숍에 참석해도 보상(시간외 수당 등)을 받지 못한 경우 Δ시간외근무에 대한 수당 신청 자체가 금지된 경우도 각각 70.6%, 55.5%, 28%로 나타났다.

간호사들은 사비를 털어 병원 물품을 사는 경우도 있었다. 간호사 중 53.6%는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용품을 자신의 돈으로 산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공공성을 중요시해야 할 병원이 수익 추구를 위해 시설·병상 유치 등에만 매달리는 한편 인력 비용은 줄여 적은 인원으로 높은 노동 강도로 병원을 운영하는 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은 “병원의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한다”며 “병원 내 노동자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일을 할 때 환자들의 안전이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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