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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입찰을 끝으로 미 국채 30년물 발행은 5년 가까이 중단된 바 있다. 이 무렵 미 정부는 4년 연속 재정흑자를 냈고, 몇 년 안에 국채를 모두 갚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30년짜리 빚을 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전쟁, 감세가 겹쳐 흑자가 사라지자 재무부는 2006년 2월 발행을 재개했다.
30년물 낙찰금리는 지난달 입찰에선 5.06%였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1월엔 4.91%였다. 전날 실시된 420억달러(약 59조 6568억원) 규모 10년물 입찰에서도 낙찰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달 비용이 뛴 것은 미 국가부채가 40조달러(약 5경 6816조원)에 육박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사상 최고치로 치닫고 있어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벌인 이란과의 전쟁으로 소비자·기업 물가가 급등하면서, 앞으로 30년간 정해진 이자만 받아야 하는 채권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겐나디 골드버그 TD증권 미 금리전략 총괄은 “전반적으로 재무부엔 골칫거리다. 더 비싼 값에 정부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국가부채와 이자 부담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규모 지출을 계기로 지난 10년 새 약 두 배로 불어났다. 정부가 빚을 갚는 데 쓰는 돈은 이미 국방비를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정 건전화를 약속하며 백악관에 복귀했지만, 대규모 감세법인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밀어붙인 뒤 부채는 코로나 시기를 빼면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책임있는연방예산위원회(CRFB)가 정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민간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GDP를 넘어섰다. 초당파 기구인 의회예산국(CBO)은 2020년대 말 국가부채 비율이 2차 세계대전 직후 최고치인 106%를 웃돌고, 2036년엔 12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불안도 겹쳤다. 미 연간 물가상승률은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5월 3년 만의 최고치인 4.2%까지 뛰었다가 지난달 3.4%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목표치를 크게 웃돈다.
다만 수요 자체는 견조했다. 이날 30년물 입찰의 응찰률(발행액 대비 응찰액 비율)은 2.39배로 최근 6차례 평균을 웃돌았다. 골드버그 총괄은 “장기 채권 수요는 여전히 있다는 뜻이지만, 그만한 값을 치러야 한다”고 짚었다.
재무부는 이달 초 장기물 입찰 규모를 앞으로 몇 분기 동안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자금은 단기 국채로 조달하겠다는 뜻인데, 단기채는 더 자주 새로 발행해야 해 미국 전체 부채가 금리 변동에 더 취약해진다고 골드버그 총괄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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