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아쳐 램리서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8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에서 진행한 자사 용인 캠퍼스 개관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세계 3대 반도체 장비 회사인 램리서치는 용인캠퍼스를 열고 국내 반도체 업계와 협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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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리서치 용인 캠퍼스는 연구개발(R&D) 담당 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KTC)와 인력 양성 및 교육 시설 테크니컬트레이닝센터, 한국 본사 등으로 구성됐다. 테크니컬트레이닝센터와 한국 본사는 원래 동탄과 판교에 각각 있었으나 이번에 용인으로 이전했다.
램리서치는 이로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의 다양한 반도체 업계와 보다 가까운 곳에서 협업할 수 있게 됐다. 용인은 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와 반도체산업단지 등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구축 중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동참하고 있다. 아처 회장이 더 긴밀히 협업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지리적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램리서치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네덜란드 ASML과 함께 3대 반도체장비 회사로 꼽힌다. 램리서치는 특히 식각 장비로 이름을 알렸는데 식각공정은 웨이퍼상 회로 패턴 외에 불필요한 나머지 부분을 제거하는 공정이다. 최근에는 고적층 낸드 제조에 필요한 극저온 식각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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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버스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팹 시설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3D 반도체 공정 시뮬레이터다.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가상의 팹에 접속해 반도체 설계와 제조 공정 전반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현재 대학교·대학원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지만 예산 운용 등 한계로 첨단 장비를 활용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다. 아울러 수백 가지에 이르는 공정을 모두 교육할 수 없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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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 램리서치 전무는 “한 명의 인재가 단위 공정을 넘어 칩 디자인부터 기능까지 통합연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려면 15~20년까지도 봐야 한다”며 “세미버스를 활용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램리서치는 이미 미국과 인도에서 산·학 정 협력을 토대로 세미버스 공급을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기업들에서도 세미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램리서치와 국내 기관의 협력이 이어지면 국내 반도체 고급 인재 양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램리서치도 고객사와의 협력 확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세미버스로 교육받으며 램리서치 장비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현업에서도 램리서치 장비 사용을 선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램리서치로선 일종의 잠금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며 “국내 반도체 생태계도, 램리서치도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