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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1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시한 내에 처리되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 국민들께서 걱정이 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부는 최근 경제상황의 호전을 이어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해 예산안도 그에 맞춰져 있다”며 “국민들도 한마음으로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으고 있는 이때 정치권에서도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와 관련, “IMF, OECD 등 국제기구들은 우리 정부의 재정 운영 기조를 적극 지지하고 있고, 우리 경제의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권고하고 있다”며 “지난 추경 편성 때도 야당에서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이후 3분기의 높은 성장률에 추경이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내년도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정치권에서 정파적인 관점을 넘어서서 우리 경제의 호기를 살려나가자는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는 이전 수보회의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렸다. 전날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낚싯배 전복사고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무거운 표정으로 회의장에 입장했다. 청와대 수석 및 비서관들도 여느 때와는 달리 회의 전 환담을 자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오늘 유독 분위기가 무겁다. 수석보좌관 회의 시작이 이렇게 무겁게 진행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 인천 낚싯배 희생자들이 고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수보회의에서는 낚싯배 전복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도 이어졌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회의에 앞서 “아침에 회의 때 대통령께서 말씀을 주셨다. 어제 영흥도 낚싯배 침몰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을 위로하는 마음을 담아서 잠깐 묵념의 시간을 갖고 회의 진행할까 한다”고 말했다. 이후 문 대통령과 임종석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10초간 묵념하면서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어제 낚싯배 충돌 사고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께 삼가 조의를 표하고 유족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직 찾지 못한 두 분에 대해서도 기적 같은 무사 귀환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같은 사고를 막지 못한 것과 또 구조하지 못한 것은 결국은 국가의 책임”이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국가의 책임은 무한 책임이라고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번 사건의 수습이 끝나면 늘어나는 낚시 인구의 안전 관리에 관해 제도와 시스템에서 개선하거나 보완할 점이 없는지 점검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