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 이사는 “차이잉원 총통 역시 취임했을 때 공식적으로 대만의 독립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것이라는 우려가 워싱턴 내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여권 디자인을 개편하면서 앞면에 중화민국 글자는 줄이고 대만 글씨를 키우는 방식으로 실제로는 매우 온건한 행동을 취했고, 공식적인 독립을 추구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선거과정과 달리 실제 행정을 펼치는 과정에서 제약적인 조건이 많기 때문에 적극적인 독립노선을 추구하기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도슨 이사는 특히 “라이 정부는 의회를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독립 정책 추진력이 힘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총통 선거와 동시에 실시한 입법위원(국회의원 격) 선거 결과 여당인 민진당은 51석, 야당 국민당은 52석을, 제3정당인 민중당은 8석을 차지했다. 라이 정부의 정책 추진력이 차이 정부에 비해 다소 약해질 수밖에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럼에도 라이 정부가 중국과 갈등을 줄일 방법은 제한적이라는 게 도슨 이사의 평가다. 그는 “중국은 민진당에 너무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스스로를 구석에 몰아넣었기 때문에 여기서 한발 물러서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라이 당선자가 중국 정부와 협상을 위해 테이블에 앉을 의향이 있다고 말했지만, 중국의 스탠스를 고려하면 라이 당선자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이 중국과 대만 사이에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미중 갈등 때문에 한국은 중간에서 매우 어려운 입장에 서 있는 점은 워싱턴에서도 잘 알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한국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할 문제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