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옥시-피해자 중재 결렬…한국NCP “책임경영 권고”

김형욱 기자I 2025.12.11 10:09:32

한국NCP위원회, 최종성명서 채택 후 사건 종결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2011년 불거진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관련한 제조사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사측의 배상 대상에서 빠진 등급외 피해자 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 차원의 정부 중재가 결렬됐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오른쪽 2번째)이 지난 10월 31일 서울 중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쉼터에서 피해자 및 가족과 간담회를 갖고 건의사항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OECD 이사회 한국 국내연락사무소(한국NCP)는 11일 한국NCP위원회를 열고 이 건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책임경영을 권고하는 최종 성명서 채택 후 사건을 종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가습기살균제 관련 피해를 봤지만 정부로부터 등급 외 판정을 받아 옥시의 보상에서 제외된 소비자 2명은 지난해 10월 한국NCP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가습기살균제는 2011년 폐질환 발생 등 건강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10여년 동안 광범위하게 유통된 만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피해를 신고한 약 6000명(사망자 1500여명 포함) 외에 수십만명에 이르는 건강 피해 경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옥시 등 제조사는 피해 인정을 받은 사람에 대해 배상하고 있지만, 등급 외 판정을 받은 피해자 등에 대해선 보상하지 않아 다수의 법정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중 일부 피해자가 옥시가 영국계 다국적기업인 만큼 한국NCP에도 이의신청을 제기한 것이다.

OECD는 다국적기업에 대한 책임경영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한국NCP 등 30여 OECD 회원국 정부가 만든 사무소를 다국적기업 관련 분쟁 해결 창구로 활용 중이다. 이곳 결정에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다국적기업의 경영상 책무를 국제 책임경영 가이드라인 차원에서 따져 최종 성명서를 채택한다는 점에서 분쟁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한국NCP는 지난해 사건 접수 이후 올 5~8월 세 차례의 조정 절차를 진행하며 합의를 모색했으나 양측 입장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사건을 종결했다. 피해자 측은 사측의 사과와 함께 더 실질적 구제를 요청했고 사측은 현재 정부 주관으로 진행 중인 피해자 구제 외에 ‘등급 외’ 피해자에 대한 직접·추가 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중재에 이르진 못했으나 한국NCP는 옥시 측이 제품 안전성 검증에 소홀히 하고 안전 허위 표시와 함께 판매함으로써 소비자의 건강상 피해를 유발하는 등 국제 가이드라인 준수 노력이 미흡했다는 내용의 최종 성명서를 채택했다. 또 옥시 측에 내부 관련 정책 개선·점검과 정부 주도로 진행 중인 해결 절차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1년 후 이 같은 권고사항에 대한 추진실적을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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