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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법원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9월까지 파산한 미국 기업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같은 기간 유럽연합(EU) 역내에서도 기업 도산 건수가 전년 대비 13% 증가, 8년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독일 금융회사 알리안츠는 올해 전 세계 기업 도산 건수가 지난해보다 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엔 올해보다도 10% 늘어날 것이란 게 이 회사 전망이다. 특히 소매·운송·숙박업체의 파산 증가세가 가파른 것으로 조사됐다. 막심 르메를르 알리안츠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거의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기업 파산 증가가 관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지난해 11월~지난 10월 4.1%였던 투기등급 채권 부도율이 내년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파산 증가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좀비기업’이 무너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각국 정부는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을 풀었지만 팬데믹이 진정되자 이를 대부분 중단했다. 이 때문에 보조금으로 연명하던 좀비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는 이 같은 현상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보조금은 끊겼는데 이자·원자재 가격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EU 등 주요 중앙은행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기준금리 인하 후 기업이 실제 부담하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크다.
데이비드 해밀턴 무디스애널리틱스 연구·분석 책임자는 “대출을 받는 게 과거보다 어려워지거나 금융 비용이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바그리브스랜스타운의 수재나 스트리터도 “급격한 통화정책 긴축으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위기에 처하리란 우려가 있다”며 “이는 장기적인 성장률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