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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등 켜진 韓 전기차 시장…중국 브랜드 ‘쓰나미’ 막을 방파제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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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기자I 2026.08.18 09: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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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전기차 신규등록 19만8969대…1년새 112.6% 급증
국산차 점유율 63.7%→57.6% 하락…중국산 334.6% 성장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살아나고 있지만 시장의 성장세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이 커지는 속도보다 중국 브랜드의 국내 진입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경고등 켜진 韓 전기차 시장…중국 브랜드 ‘쓰나미’ 막을 방파제 있나
18일 카차트 AI 데이터 리포트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신규등록은 19만8969대로 전년 동기 9만3568대보다 112.6%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산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63.7%에서 57.6%로 6.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중국 브랜드는 3.0%에서 6.1%로 점유율을 두 배로 늘렸다.

중국 브랜드 334.6% 증가…성장 속도 빨라

국토교통부 신규등록 통계를 바탕으로 한 차량 등록 데이터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성장률 격차다. 국산 브랜드의 신규등록은 5만9607대에서 11만4649대로 92.3% 증가했다. 절대 판매량은 크게 늘었지만 전체 전기차 시장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중국 브랜드는 2802대에서 1만2178대로 무려 334.6% 증가했다. 미국 브랜드 역시 190.8% 성장했지만 중국 브랜드의 증가폭에는 크게 못 미쳤다.

중국 브랜드의 약진은 월별 등록 추이에서 더욱 뚜렷하다. 2025년 1월 119대에 불과했던 중국 브랜드 신규등록은 같은 해 9월 1332대로 늘었고 올해 4월에는 2111대를 기록했다. 6월에는 4816대까지 치솟았다. 올해 1~7월 누적 등록대수는 1만5043대로, 지난해 연간 실적 9007대를 이미 넘어섰다. 중국 전기차가 아직 국내 시장의 주류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성장 속도만큼은 기존 수입 브랜드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현재 중국 브랜드의 국내 전기차 시장은 사실상 BYD가 이끌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브랜드 전체 등록 1만2178대 가운데 BYD가 1만1760대를 차지했다. 중국 브랜드 등록의 96.6%에 달한다. 특히 6월 BYD 신규등록은 4676대로 전월 1035대보다 351.8% 급증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신규 모델 인도 물량이 집중된 영향으로 분석되지만 중국 업체가 국내 시장에서 단기간에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모델별로도 중국 전기차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6~7월 등록된 BYD 차량 가운데 돌핀이 4092대로 가장 많았고 씨라이언7 2177대, 아토3 836대, 씰 336대 등이 뒤를 이었다. 특정 차급이나 법인·렌터카 물량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모델을 앞세워 개인 소비자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경고등 켜진 韓 전기차 시장…중국 브랜드 ‘쓰나미’ 막을 방파제 있나
한국의 시장 보호 장치 주요국 대비 약하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중국산 전기차를 둘러싼 국내 시장의 제도적 장벽이다. 보고서가 인용한 외부 언론 보도 및 공개 정책정보에 따르면 한국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은 8% 수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업체별로 차등적인 상계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최고 세율이 45.3%에 이르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이 127.5% 수준으로 거론된다.

물론 세 나라의 관세율을 단순 비교해 한국의 보호 수준이 낮다고 단정하기에는 각국의 통상정책과 관세 체계, 추가 관세 적용 방식 등에 차이가 있다. 다만 중국 전기차의 국내 진입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시장 보호 장치가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배경은 분명하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막대한 생산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관세 장벽을 높이는 것이 해법인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높은 관세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을 줄이고 차량 가격을 높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중국과의 통상 마찰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중국차를 막는 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방파제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오히려 국내 자동차 산업이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 업체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구조 자체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배터리와 핵심 전장부품 공급망을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거대한 내수시장을 통해 생산 규모를 키우면서 신차 출시 속도도 높이고 있다. 국내 업체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완성차뿐 아니라 배터리·소재·전력반도체·소프트웨어 등 전기차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정부 정책 역시 단순한 보급 확대에서 산업 경쟁력 강화로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다. 전기차 보조금과 세제 지원을 통해 국내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국내 생산과 연구개발, 핵심 부품 생태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전기차 시장의 파이가 커질수록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과 부품이 그 성장의 혜택을 얼마나 가져갈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에도 선택의 시간이 많지 않다. 올해 상반기 국산 전기차 판매는 전년보다 92.3% 늘었지만 시장 전체 성장률에는 뒤처졌다. 지금은 국산차 판매량이 증가했다는 사실보다 시장이 커지는 속도보다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중국 업체가 현재 6.1%의 점유율에 그친다고 안심하기에는 성장률 334.6%라는 숫자가 너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전기차 시장에 필요한 ‘방파제’는 관세 하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통상 규범에 맞는 시장 보호 장치를 검토하되, 동시에 국내 생산 경쟁력과 배터리·부품 기술, 가격 경쟁력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중국산 전기차의 진입을 막는 데만 집중하다가는 시장 개방 이후 더 큰 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와 맞붙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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