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 미루는 기업·서학개미 투자…12월 외화예금 ‘역대 최대’

이정윤 기자I 2026.01.26 12:00:00

12월 거주자외화예금 1194억달러, 159억달러↑
고환율에 기업 환전 보류·개인 해외투자 수요 겹쳐
유로화 예금 117억달러 돌파…증가 폭도 최대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해 12월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 잔액이 한 달 새 159억달러 가량 증가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고환율이 이어지자 수출 기업들이 외화 수입을 환전하지 않고 달러로 보유하는 흐름이 지속된 데다, 해외 주식 투자를 위한 개인 투자자의 달러 대기 자금까지 겹치면서 외화예금이 급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2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12월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1194억 3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158억 8000만달러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도, 증가 폭으로도 2012년 6월 통계편제 이래 역대 최대치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 연속 상승세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을 모두 합산한 값이다.

통화별로 달러화 예금은 83억 4000만달러 늘어난 959억 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외화예금 가운데 80.3%를 차지했다.

달러화예금은 외국인의 국내 기업 지분 취득 자금(약 20억달러)을 비롯해 수출입 기업의 경상거래 대금,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등이 유입되며 큰 폭으로 늘었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기업들이 향후 대미 투자 등 외화 지출 가능성까지 감안해 달러 보유를 늘리며 일종의 ‘환율 방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미국 증시 호조를 배경으로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세가 이어진 점도 달러화예금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유상증자를 통해서 지분을 발급했고, 외국인이 그 지분을 전액 사면서 자금이 20억달러가 들어왔다”며 “12월 거주자외화예금 증가분 가운데 30% 정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 예금도 63억 5000만달러 증가하며 잔액이 117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 예금 잔액과 증가 폭 또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일부 외국계 기업이 기존 외화 매출채권을 은행으로부터 할인(차입)한 자금을 유로화로 예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화 예금은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예치 등으로 8억 7000만달러 늘었다.

위안화 예금은 3억 1000만달러 증가했고 영국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 통화도 1000만달러 늘었다.

주체별로는 기업 예금이 140억 7000만달러 증가한 1025억달러로 나타났다. 개인은 18억 2000만달러 늘어난 169억 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은행별로 국내은행은 127억 6000만달러 증가한 1016억달러, 외은지점은 31억 3000만달러 늘어난 178억 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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