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전운 고조…트럼프 "선전포고 필요 없다, 곧 지상 작전"

김겨레 기자I 2025.10.24 09:29:52

마약 운반선 공습 이어 육상 타격 가능성 예고
트럼프 "마약 들어오는 사람 그냥 죽일 것"
마두로 "외세 공격 받으면 더 급진적 혁명"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이 베네수엘라 해상에서 마약 운반선을 공격한 데 이어 곧 지상 작전을 펼칠 수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예고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베네수엘라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작전의 다음 단계는 지상 공격”이라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운반선에 대한 공습 이후 육로로 운반되는 마약의 양이 늘어났다”며 “육지의 마약 카르텔을 표적으로 삼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에 전면전을 선포할 것이냐는 질문에 “선전포고는 필요 없다”며 “미국에 마약을 들여오는 사람들을 그냥 죽일 것이다. 아니, 그들은 죽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 미 행정부의 계획을 의회에 통보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피트, 의회에 가서 이 사실을 말하세요. 설마 의회에서 ‘맙소사, 미국으로의 마약 유입을 막고 싶지 않다’고 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지상작전의 구체적인 목표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수차례 미군이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의 유통 및 생산 시설을 직접 타격하는 방식으로 작전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인근에 B-1 폭격기를 배치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정확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B-1 폭격기 2대가 텍사스주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베네수엘라 근처를 비행했다고 전했다. B-1은 미군 폭격기 가운데 가장 많은 7만5000 파운드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초음속 폭격기다. 미군은 최근 수십 년 동안 남미 인근 지역에서 폭격기를 비행한 적이 거의 없으며 통상 연 1회 계획된 훈련 임무만 수행해온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베네수엘라 지상 공격을 감행할 경우 베네수엘라와 긴장은 대폭 고조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는 해안 지역에 러시아산 지대공 미사일 등을 배치하고 대비에 나섰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카라카스에서 한 연설에서 “우리가 외세의 공격을 받는다면 노동자들은 총파업을 일으켜 더 급진적인 혁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군의 압박을 ‘정권 교체 시도’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미군은 최근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지목한 선박 9척을 공습해 최소 37명이 숨졌다. 미군은 이들이 마약 밀수 용의자들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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