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원장은 우선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인수 등 주요 의사 결정 시 사전검토, 자회사 리스크 한도 관리 및 주요 자회사에서 발생하는 금융사고 관리 등 그룹 전체의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됐다”며 “최근 금융권에 만연한 내부통제 부실 및 이로 인한 금융사고 빈발 등 전반적인 시장 상황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가 2021년 2등급에서 2024년 3등급으로 하향 조정된 것에 대해서는 “2021년 경평 결과가 그 등급 영역에 0.1점차 정도로 근접해 있는 점수였기에 사소한 하향 요인만 있어도 등급이 떨어질 우려가 있었다”며 “평가기준 등 적정성과 관련해서도 금융위원회와 사전 협의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최대 관심사는 동양·ABL 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다. 금융당국은 법령상 승인요건인 사업계획의 타당성, 재무상태 및 경영 관리의 건전성을 심사하게 된다. 금융지주회사 감독 규정에 따르면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3등급 이하면 자회사 인수가 원칙적으로 어렵지만, 절대적인 판단 기준은 아니다. 3등급 이하여도 금융위가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인정하면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 원장이 직접 금융회사의 경영실태평가를 공개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제기됐다. 이 원장은 거듭 “경영실태평가는 원칙적으로 얘기하면 열린 자리에서 자세히 얘기할 이슈는 아니다”라며 “당국 내부에서 주요 금융회사에 대한 리스크요인을 평가하는 것인데, 논란이 너무 불거져서 오해의 소지가 있어 설명 드리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가 금감원 발표 전 언론 기사를 통해 유출된 것을 두고서는 “금감원이 자기 내부 통제는 못하면서 다른 기관이나 은행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닌가”라는 질의가 나오자 이 원장은 “무겁게 보고 있다”며 “저희 내부 통제 실패인지, 다양한 의사소통 과정에서 벌어진 관리 부실인지 모르겠으나 다시 한번 잘 챙겨보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 등 정부부처에서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선 “(금감원은) 갭투자와 관련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부분을 눈여겨 보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업권 소통을 강화해야 하지 않을지 방향을 잡고 있다”고 경고성 발언도 남겼다. 최근 금감원이 검사를 진행한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해서도 “주요한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점검된 것이 있어 3월 내 검사결과를 공유드릴 것”이라며 “최근 빈발하는 금융사고 등과 관련해 내부통제와 관련한 경각심을 제고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엄포를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