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군검찰 수사심의위’ 출범…수사 의혹·軍 병폐 해소할까

김미경 기자I 2021.06.11 18:44:34

초대 위원장에 `김소영 전 대법관`
민간인 軍검찰 수사 적법성 등 심의
법조·학계·시민단체 등 전문가 참여
서욱 “국방부 환골탈태 마음 시작”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으로 비난받고 있는 국방부가 사상 처음으로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를 11일 정식 출범했다. 군내 고질적 병폐와 더불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수사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방부는 11일 서울 국방부에서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위원을 위촉하고 2021년도 제1차 심의위원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김소영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고 시민단체, 학계, 법조계, 언론계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 전문가 11명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설치 및 개최는 최근 발생한 공군 성폭력 피해 사망 사건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수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9일 오전 충남 계룡대 정문 모습. 국방부 검찰단과 국방부 조사본부는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날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군검찰과 공군본부 검찰부, 공군본부 법무실 내 인권나래센터를 전격 압수수색했다(사진=연합뉴스).
이 중사 사망 사건의 부실·늑장 수사 의혹이 불거지며 공군 검찰뿐 아니라 군검찰 전반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친 상태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와 늑장 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군 당국이 ‘셀프 수사’에 나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만큼 외부 전문가의 심의로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심의위에서는 군검찰의 수사 계속 여부, 공소 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여부, 수사 적정·적법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한다. 국방부는 앞으로 수사심의위의 역할 범위를 전군 군검찰 수사로 확대할 필요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위촉장을 수여한 자리에서 “국방부는 이번 기회에 환골탈태하겠단 마음으로 시작하려 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성폭력 가해자를 구속하고 2차 가해자와 수사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엄정한 수사에 최선을 다해왔다”면서도 “많은 국민께서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신속한 수사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제기되는 의혹을 낱낱이 밝히고 수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심의위를 설치하게 됐다”며 “공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수사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군검찰 수사심의원회는 ‘정의’와 ‘인권’ 위에 새로운 병영문화를 재구축하는 튼튼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군의 사법 정의 구현과 장병 인권보장을 위해서도 위원들의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해 달라”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군이 민간 검찰과 유사한 방식으로 심의위를 가동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군이 내부에서 일어난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일부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군 내 성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심의위를 구성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본관에서 열린 제1차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소영 위원장(사진=국방부).
민주당 충남 서산·태안 여성위원회 회원과 민주당 서산시의회 의원들이 11일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사건이 발생한 서산 공군 20전투비행단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고인을 애도하는 뜻으로 정문에 국화를 꽂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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