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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발동되는 시장안정장치다. 발동 시 유가증권시장 전체 종목의 매매가 20분간 중단된다.
과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대형 악재가 발생했을 때 주로 발동됐지만, 올해는 미국 관세 정책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반도체 업황 우려 등이 맞물리며 발동 횟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상장 이후에만 다섯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반등 공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달 7일 이전까지 발동된 서킷브레이커 12차례 가운데 다음 거래일 코스피가 상승한 경우는 9차례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2000년 4월 17일(5.59%), 2001년 9월 12일(4.97%), 2020년 3월 19일(7.44%), 올해 3월 4일(9.63%)과 3월 9일(5.35%), 6월 8일(8.18%) 등은 급락 직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큰 폭의 기술적 반등이 나타난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지난달 말 서킷브레이커 발동을 기점으로 이 같은 흐름은 약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26일 서킷브레이커 이후 다음 거래일 코스피는 0.20% 하락하며 반등에 실패했고, 이달 7일 발동 이후에는 다음 거래일 5.35% 급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가장 최근인 지난 13일 발동 이후에도 다음 거래일 상승률은 0.73%에 그쳐 과거처럼 큰 폭의 기술적 반등은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반등 강도가 약해진 배경으로는 투자심리 위축이 꼽힌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큰 폭의 하락은 반등의 조건이 아니다”라며 “반등에 필요한 것은 이 가격이면 다시 사 볼만 하다는 심리”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 금리 경로 안정 등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계기가 마련돼야 기술적 반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시장의 관심은 이달 말 주요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로 옮겨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구조적인 약세 국면 진입보다는 레버리지 축소와 높아진 기대를 조정하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이익 전망, 미국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설비투자(CapEx) 계획, 고대역폭메모리(HBM) 업황 등이 투자심리 회복 여부와 국내 증시의 중기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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