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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원인 중 하나로는 모자회사 동시상장이 꼽히는데요. 동시상장이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에 당국은 여러 차례에 걸쳐 소액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회사들이 상장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심영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0월 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두산로보틱스(454910).
자회사 상장 소식에 최대주주 두산(000150)의 주가는 연초 대비 50% 가까이 올랐습니다.
에코프로(086520) 역시 자회사 에코프로머티(450080)리얼즈 상장 전인 지난 16일, 연초보다 500% 넘게 오른 7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자회사 상장과 함께 이들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알짜 자회사가 상장하면서 모회사 주가가 낮게 평가되는, 이른바 ‘더블카운팅(중복 계산)’에 따른 지주사 할인 현상입니다.
지난해 자본시장연구원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동시상장한 기업 157개를 분석한 결과 동시상장 땐 모회사와 자회사 기업가치가 모두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동시상장은 우리나라 증시만의 이례적인 현상으로, 해외에선 이 같은 사례가 극히 드뭅니다.
당국은 지난해 주식매수청구권 도입, 공시 강화 등 소액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비웃듯 자회사 상장은 잇따르고 있습니다.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는 한선엔지니어링과 LS머트리얼즈 등도 이미 모회사가 상장돼 있는 곳들입니다.
이에 상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의정/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상법 382조의3 ‘이사 충실 의무’를 현재는 회사를 위해 이사가 일하도록 돼 있는데 그것을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보장하는, ‘주주를 위하여’도 반드시 포함해서 회사와 주주를 위해 이사가 일할 수 있도록 하면 이런 폐해가 상당 부분 근절될...”
여기에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상헌/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 부장] “(물적분할 제도 등을) 악용해서 사용되고 있는 거라 분할 자체를 막을 수는 없어요. 그렇게 막은 나라도 없고. (IMF 이후에) 구조조정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의도도 있고 그런 거니까 운용의 미를 통해 자율적으로...”
투자자 울리는 모자회사 쪼개기 상장. 기업들의 자정노력과 함께 금융당국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데일리TV 심영주입니다.
(영상편집: 김태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