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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역 앞 윤석열 "이재명 민주당보다 DJ정신에 가까운 건 나"

김보겸 기자I 2022.02.23 15:29:32

23일 이틀째 호남 표심 호소 나선 윤석열
DJ 정치적 고향 목포역서 김대중 소환
이대남들 "어른들은 李뽑으라는데…"

[목포=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전남 목포를 찾아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김대중 정신에 가까운 것은 나”라고 자신했다. 김 전 대통령에 각별한 호남 표심에 호소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특히 호남과 ‘이대남(20대 남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호남 일부 20대 남성들 사이에선 윤 후보의 공약들이 효과적으로 와닿지 않는다는 회의적인 분위기도 감지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국민이 키워주신 윤석열, 목포의 눈물을 닦아드리겠습니다’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DJ 정치적 고향 목포서 김대중 소환한 尹

이날 오후 윤 후보는 전남 목포역 거리유세에서 김 전 대통령의 추억을 소환했다. 그는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역 앞에서 시민 여러분 뵈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오늘 목포에 오니 김대중 대통령 생각이 많이 난다”며 연설 포문을 열었다.

이어 “국민학교 5학년 때인 1971년 대통령 선거 때 어머니와 저녁을 일찍 먹고 집앞 신설동 대광고등학교 앞 대통령 유세를 보러 갔다.

그 때 김대중 대통령께서 10년 썩은 정치 못참겠다 갈아치우자 하고 포효하셨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국회의원 선거 때 유달산아 넋이 있다면 이 김대중을 버리지 말아달라 호소한 이곳 아닌가”라고 했다.

윤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1998년 대통령 취임사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수레의 양쪽 바퀴와 같고, 동전의 양면이라고 하셨다”며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강조하셨다. 이웃집은 바꿀 수 있지만 이웃국가는 바꿀 수 없다는 현실인식 속 김대중·노부치 선언을 통해 한일관계를 발전시켰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권 분열을 노린 발언도 이어갔다. 윤 후보는 “지난 5년 동안 민주당 정권의 외교, 안보, 경제, 정치 다 보셨지 않느냐. 이게 김대중 대통령의 DNA가 담긴 민주당이 맞느냐”고 물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기 위해 목포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하의도행 여객선에 오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을 향해선 “지금 민주당을 망가뜨린 사람들이 바로 이재명의 민주당을 구성하고 있는 주역들이라 생각한다”며 “대장동 부정부패의 몸통이자 설계하고 추진하고 승인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내세운 민주당은 김대중의 민주당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지역감정 타파도 강조했다. 윤 후보는 “대한민국 전체가 잘 되어야 목포도 함께 발전하지 않겠나. 경남의 심장 대구 달성과 동성로 중심가에서 호남이 잘되는 것이 대한민국이 잘되는 것이고 영남이 잘되는 것이라고 외쳤다”며 “지금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도 저는 대구가 잘되는 것이 목포가 잘되는 것이고 대한민국 전체가 잘되는 것이라고 여러분께 외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윤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 앞에서 여러분 앞에 엄숙히 약속한다. 이 윤석열 국민들의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그리고 목포를 멋진 세계적 해양관광과 수산업 중심지로 4차 산업혁명 첨단기술을 적용해 멋지게 바꿔놓겠다”고 약속했다.

◇호남 이대남들 “어른들 李뽑으라는데…모르겠다”

목포가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지역인 만큼 윤 후보의 호남 구애에도 20대 남성들 사이에선 아직도 누구를 뽑아야 할 지 모르겠다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목포에서 나고 자란 직장인 서대진(27)씨는 “어른들은 ‘윤석열이 대통령 되면 안 된다’면서 이재명을 뽑으라고 한다”며 “그런데도 아직 대통령을 누구로 뽑을지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대남 표심을 노린 윤 후보의 ‘사병 월급 200만원 인상’ 공약에 대해서도 “하사 월급이 200만원이 안 되는데 어떻게 병사 월급을 200만원을 주나”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목포역 앞에서 유세를 하는 윤 후보에게 관심이 없다며 역 안에 있던 직장인 유혜원(26)씨는 “윤 후보가 집값을 안정시킨다면서 대출을 늘려준다는데 집 자체가 10억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진 않다”며 “은행빚이 많아지면 내 집이 내 집이 아닌 것 아니냐. 말도 버벅대고 무능해 보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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