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도 친환경!"...한울생약의 이유있는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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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기자I 2025.12.22 12:55:36

한올생약 파주 생산공장 가보니
위험물 제조설비·자동창고 갖춰
생분해 되며 단단한 물티슈 제조
코로나 이후 수출비중 70%까지
내년 매출 1700억원 이상 목표

[파주(경기)=이데일리 김영환 기자]경기 파주시 문산읍 선유산업단지에 위치한 한울생약. 웬만한 물티슈 공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위험물 제조공장을 지어 직접 화학물질을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13층 규모로 높다랗게 솟아있는 스마트물류 창고는 ERP(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를 통해 실시간으로 원료와 완제품을 관리하고 있다.

“저희 1공장, 2공장이 다 자동창고로 돼 있는데 우리 회사의 큰 특징입니다. 그래서 건강과 관련된 제품을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죠.”

최근 기자가 방문한 공장에서 한종우 한울생약 대표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 대표는 한울생약을 설립한 한영돈 회장의 아들로 코로나19 기간을 지나며 회사를 2배 이상 키워냈다.

한종우 한울생약 대표가 회사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영환 기자)
한울생약은 1991년 설립된 위생용 종이·티슈 제조사다. 물티슈, 위생티슈를 주력으로 성장해 왔지만 한 대표의 시선은 단순한 ‘OEM 물티슈 업체’ 너머까지 확장됐다. 친환경 소재, 극단적으로 관리된 물, 자동화·추적 시스템, 그리고 새로운 카테고리까지. 한 대표의 이야기는 ‘물티슈는 플라스틱 덩어리’라는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데서 시작한다.

한 대표는 2009년 회사에 합류한 이후 연구개발과 해외 거래의 중심에 섰다. ‘친환경 물티슈’를 만들겠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중국 원단 개발, 친환경 소재 연구, 글로벌 리테일 대응까지 직접 뛰었다. 한 대표는 “소재를 이해하지 못하면 ESG도 할 수 없다고 봤다”고 회고했다.

한울생약이 추구하는 친환경은 단순히 면이나 레이온을 쓰는 것이 아니다. 플라스틱 섬유를 배제하기보다는 분해되는 원단을 만드는 쪽을 택했다. 칼슘을 첨가하고 다공성 구조로 만들어 생분해되는 부직포를 만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부직포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자투리를 다시 갈아 중간층에 넣는 공법을 적용했다. 산업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공정이 하나 추가되지만 원가를 5% 낮출 수 있었다.

한영돈 한울생약 회장이 경기 파주에 소재한 한울생약 공장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김영환 기자)
에어레이드 공법도 도입해 강도를 높였다. 기존 부직포가 한 방향으로 늘어나는 구조라면 에어레이드는 섬유가 교차 돼 강도가 높다. 한 대표는 “강도는 60% 이상 높아지고 두께도 20% 두꺼워진다”며 “생분해가 되면서도 단단한 물티슈를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나온 결과”라고 자부했다.

친환경을 추구한 한 대표의 의지는 포장 필름 제작에도 미쳤다. 다층 구조 필름은 녹여도 재활용이 어렵지만 재활용을 할 수 있도록 포장 필름을 단일 소재로 바꿨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ESG 평가기관 에코바디스로부터 골드 등급을 받았다. 평가 대상 기업 가운데 상위 3%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에코바디스는 전 세계 200여 개 산업군, 7만 5000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ESG를 평가하는데 대다수는 대기업이다. 이 사이에서 중소기업이 골드 등급을 받는 것은 흔치 않다.

‘티슈’와 함께 물티슈를 구성하는 ‘물’은 한울생약 공장에서 가장 진심으로 만드는 것이다. 수돗물을 정수한 뒤 역삼투압 필터를 거쳐 정제수를 만든다. 역삼투압 필터는 소금 분자가 통과하지 못하는 필터로 이 과정을 거친 물을 과학적으로 ‘정제수’라 부른다.

한울생약 파주 공장은 대다수 공정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이 공장에서는 100매 물티슈 기준 1년에 7억 개를 만들 수 있는 시설을 확보했다. 자동화 기계가 물티슈 뚜껑을 접착하는 모습.(사진=김영환 기자)
정제수가 끝이 아니다. 정제수에는 여전히 ‘전해질’(이온)이 존재한다. 전기적인 방법으로 이온까지 걸러낸 탈이온수는 수소와 산소 분자만 존재하는 ‘초순수’다. 미생물조차 살기 어려운 상태의 물이다. 이 물도 한울생약의 물티슈가 되기엔 부족하다. 오존 가스를 사용해 살균까지 마쳐야 비로소 제품화할 수 있는 물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은 제품 관리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초순수는 전하를 가지는 물질이 없어 pH(산·염기성 측정) 측정이 어렵다. 이 물에 화학물질을 추가하면 pH 측정이 가능해지는데 이 값이 제품의 이상을 감지하는 신호가 된다.

한 대표는 “일반적으로 pH 오차 범위를 설정해두고 제품을 만드는데 우리 공장에서는 pH 값이 0.1만 달라도 불량”이라고 강조했다.

한울생약의 성장 곡선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급격히 달라졌다. 당시 해외에서 소독티슈가 품귀 현상을 빚었고 국내에서 이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한 대표는 “의약외품 허가와 위험물 제조 설비를 동시에 갖춘 곳이 사실상 우리뿐 이었다”고 말했다. 알코올이 설비를 망가뜨리는 탓에 대부분의 제조사가 기피하던 영역이었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글로벌 리테일러들은 ‘한국산 소독티슈=한울생약’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이후에도 거래는 이어졌다. 2019년 264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605억원까지 급증했고 지난해 1231억원까지 뛰었다. 수출 비중은 70%까지 올라왔다.

한종우 한울생약 대표(왼쪽)는 한영돈 한울생약 회장이 창립한 한울생약을 키워냈다. 두 부자가 한울생약의 대표 물티슈인 ‘리꼬’를 들고 웃어보이고 있다.(사진=김영환 기자)
최근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건티슈다. 물을 포함하지 않는 건티슈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화장품, 청소, 반려동물, 위생용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한울생약은 코스트코의 PB 브랜드인 커클랜드에 건티슈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한 대표는 “미국 서부 지역으로 확장될 경우 월 750만개 규모, 연 1800억원 수준까지도 가능하다”며 “내년 목표는 1700억원인데 대형 납품이 본격화되면 3000억원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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