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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무제한 돈풀기에..글로벌 헤지펀드, 금 투자 '확대'

김나경 기자I 2020.05.06 14:35:31

엘리엇·캑스턴 등 헤지펀드, 안전자산 '금' 투자 늘려
주식·채권 투자 수익률 15% 올릴 때 금 수익률은 17%
금 관련 주식에도 관심..일각에선 '수요 부족' 우려도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각국 중앙은행의 ‘무제한’ 돈풀기에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금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12% 올랐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캑스턴 어소시에이트, 다이몬 아시아 캐피탈은 모두 금값 강세를 전망하면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통화정책 완화와 정부지출 확대가 계속되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금값 상승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이몬 아시아 공동 창업자인 대니 용은 “금은 중앙은행의 무제한 통화 발행 정책에 대한 대비책”이라고 설명했다. 400억달러(한화 약 48조9000억원)의 자산을 관리하는 엘리엇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과 통화가치 하락, 채굴 중단 등 금값 상승요인을 언급했다. 엘리엇은 지난달 서신에서 투자자들에게 “금은 가장 저평가된 자산 중 하나다. 금의 적정 가격은 현재 가격의 몇 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헤지펀드들의 금 투자 수익은 나쁘지 않은 편. 런던 소재 매크로 헤지펀드인 캑스턴은 금 선물계약과 금을 골드바로 교환하는 계약을 통해 수익을 냈다. 캑스턴의 글로벌 펀드가 주식과 채권 등에서 15% 수준의 수익을 올릴 동안 금 투자 매크로펀드 수익은 17%에 달했다.

금값은 지난 3월9일 온스당 1680달러에서 16일 온스당 1450달러를 나타냈다. 하지만 4월14일에는 온스당 1747달러로 반등해 8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금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구매량은 7배에 달했다.

금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데이비드 노이하우저 리버모어 파트너스 전무이사는 “인플레이션 또는 경제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해 올해 금 광산사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며 “어느 쪽이든 금값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금의 수익성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에서 금 소매 수요가 약하고 러시아 중앙은행 등 중앙은행들의 금 구입이 중단됐다는 이유에서다. 수하일 샤이크 펄크럼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값을 움직이는 주된 동력은 채권수익률 하락인데, 지금은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 스위스 1kg 골드바와 미국 동전들이 함께 놓여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각국 중앙은행이 돈 풀기에 나서면서 글로벌 헤지펀드가 금의 투자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제공=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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