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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법불합치 7년 만에…정부, '미프진' 도입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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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잉크 기자I 2026.09.16 10: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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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법불합치 7년 만에…정부, '미프진' 도입 공식화
정부가 16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제14차 국가정책조정회의 첫 안건으로 ‘인공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논의하며, 임신 9주 이하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단계적 도입 로드맵을 공식 확정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한성숙 국무총리는 “더 이상 찬반 논쟁 속에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혀, 제도 공백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못박았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단계적 확대’다. 도입 초기 2년은 병원에서 의사가 처방과 조제를 함께 담당하도록 하고, 이후 제반 여건이 갖춰지면 의사가 처방하고 약국이 조제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접근성을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대상 임신 주수는 9주 이하로 설정됐다. 앞서 지난달 성평등가족부가 “구체적인 주수는 논의된 바 없다”며 확정을 미뤘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계기로 정부 내 이견이 정리되고 세부 기준이 최종적으로 못박힌 셈이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이어져 온 7년간의 제도 공백이 있다. 한 총리는 “일부 여성들은 위험한 방법에도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결과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동안 미프진 등 임신중지 약물은 정식 허가 없이 해외 직구나 온라인 암거래를 통해 유통돼왔고, 복용법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한 여성들이 건강상 피해를 겪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지적돼왔다.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안전하고 현실적인 해법 마련을 지시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번 결정이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한 총리는 “관계부처와 전문가들과 함께 하나씩 조정해가면서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 왔다”고 설명했는데, 실제로 지난달 법제처가 모자보건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임신중지 의약품 허가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절차적 걸림돌이 상당 부분 걷힌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보건복지부·성평등가족부·법무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수입 허가 절차와 세부 관리 기준을 놓고 협의를 이어왔고, 이번 회의에서 그 결과물이 정책 방안으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유독 힘주어 강조한 대목은 ‘안전관리’다. 한 총리는 “필요한 여성이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존하지 않고, 안전한 의료체계 안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번 조치가 임신중지를 권장하려는 취지가 아니라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생명의 가치를 둘러싼 우려에 대해서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상반응 대응과 약물 관리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도입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출혈 등 부작용에 병원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데 방점을 찍은 셈이다.

정책 발표와 별도로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이 속도를 내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1일 전체회의에서 진보당 손솔 의원이 3월 발의한 모자보건법·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6개월 만에 다시 상정했다. 이 법안은 ‘인공임신중절’이라는 용어를 ‘인공임신중지’로 바꾸고 약물 투여 방식을 명문화하는 한편, 현행법상 허용 한계 조항을 삭제하고 상담기관 지정과 건강보험 적용 근거를 담고 있다. 남인순·이수진 의원 등이 낸 별도 법안들도 상담지원체계나 건보 적용 방식에서 세부 차이를 두고 논의되는 중이다. 정부는 이날 회의 결과를 토대로 후속 입법과 제도 정비에 곧바로 착수한다는 방침이어서, 실제 시행 시점을 좌우할 국회 심사 속도에 관심이 쏠린다.

<마켓잉크 장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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