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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X는 필리핀·뉴질랜드에서 ‘봇이 아님’(Not A Bot) 요금제를 시범 출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요금은 1년에 1달러(42.51필리핀페소·1.43뉴질랜드달러)로 책정됐다. 이들 나라에선 ‘봇이 아님’ 요금제 이용자만 게시물(트윗) 작성·좋아요·답장·리트윗·인용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무료 이용자는 게시물을 작성하지 못하고 다른 이용자 게시물을 읽거나 계정을 팔로우만 할 수 있다.
머스크는 지난달 “거대한 봇’(bot·게시물 자동 생성 프로그램) 집단에 맞서기 위해 X 시스템 사용에 대해 소액의 월 지불 방식을 채택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X는 봇이 양산하는 트윗으로 인한 서버 비용 증가와 봇을 악용한 스팸·가짜뉴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 왔다. 트윗 작성에 요금을 부과하면 이 같은 봇 활동을 억제할 수 있으리란 게 X와 머스크 기대다.
머스크가 X를 유료화하려는 배경엔 악화하는 경영 실적을 회복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광고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X는 머스크에게 인수된 이후 광고주들이 급속히 이탈하면서 경영에 타격을 입었다. 광고주들은 과거 정지됐던 혐오·선동 계정들이 머스크가 인수한 이후 복구되면서 X 광고가 기업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X에 광고를 집행하는 걸 주저하고 있다. 지난 7월 머스크는 X(당시 트위터)의 광고 수입이 50% 줄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료화를 모색하는 소셜미디어는 X만이 아니다. 소셜미디어 시장 전반적으로 광고 수익 감소에 따른 고심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냅챗은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챗봇·절친 설정 등 기능을 더한 유료 서비스 ‘스냅챗 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틱톡도 한 달 4.99달러(약 7000원)에 광고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메타 역시 유럽 시장에서 개인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광고 표출에 동의하지 않는 고객에게 광고 없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유료 요금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