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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미 의원이 문제 삼는 부분은 쿡 지명자가 과거 한 웹 세미나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을 지지한다고 한 내용을, 요청된 청문회 전 제출 자료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법안의 골자는 흑인이 노예 제도에 대한 배상을 받아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다. FT는 상원 은행위원회에 소속된 민주당 의원들은 쿡 지명자가 연준 이사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며 인준에 찬성하겠지만, 공화당 위원들의 반발로 “험난한 여정이 예고돼 있다”고 전했다.
브루킹스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108년의 연준 역사에서 이사를 거쳐 간 인물은 모두 82명인데 이 중 백인 여성이 10명, 흑인은 3명이다. 흑인 여성인 쿡이 연준 이사로 최종 지명된다면 최초의 사례로 기록된다.
흑인 인권운동가 가정에서 자라난 쿡은 미시건대 경제학과 교수다.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에 있었고, 바이든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참여했으며, 주로 소수 인종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다. 경제자문위원회 시절 때 인종 차별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조사했다. 인종 차별과 관계된 폭력이 혁신을 어떻게 방해하는지와 불평등으로 인해 입는 경제적 손실 등을 연구했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초기 미국 정부가 시행한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원책(PPP)에 대해선 “백인 기업이 흑인 기업보다 더 많이 대출을 받았으며, 이는 설계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이란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를 빌미로 쿡은 공화당원뿐만 아니라 보수 경제학자들의 비난도 받는다. 보수 성향의 후보 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존 코크란은 “쿡이 그간 공부한 학문적 영역이 통화정책 등 연준 업무 주제와는 본질적으로 아무 관련이 없다”며 이사 인준을 강력히 반대했다.
반면 쿡의 인준을 찬성하는 측은 반대하는 측과 같은 이유로 “자격이 충분하다”며 그녀를 비호한다. 피터 헨리 뉴욕대 교수는 쿡이 PPP에서 인종적 격차를 발견한 것 자체가 그녀가 연준 이사가 될 충분한 이유를 설명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6개 국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쿡 지명자는 아프리카의 경제 발전과 신흥 시장, 러시아 은행 시스템 등 그간 연구했던 분야도 매우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프리 프랭클 버클리대 교수는 “그녀는 대부분의 경제학자와는 달리 매우 다재다능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